[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홍콩이 홍콩달러를 미국 달러와 연동하는 고정환율제(달러 페그제)를 실시한지 30주년을 맞았다. 달러 페그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여전하지만 홍콩 정부는 당분간 환율정책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입장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존창(曾俊華) 홍콩 재무장관은 달러 페그제 시행 30주년 기념 성명에서 "달러 페그제를 폐지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못 느끼고 있으며 그럴 계획도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환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다"면서 "무역활동 의존도가 큰 홍콩경제가 안정적인 통화·금융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큰 기여를 했을 뿐 아니라 홍콩이 금융 '허브'로서 역할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정책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다른 주변국들은 통화가치 하락으로 고민에 빠져 있지만, 홍콩은 달러 페그제 덕분에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웠다"면서 "달러 페그제는 현재 금융시장 안정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지난 1983년 10월 달러 페그제를 실시한 후 현재까지 30년간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환율은 미화 1달러 당 7.75~7.85홍콩달러로 사실상 고정돼 있다.
홍콩 내부적으로는 달러 페그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쟁이 팽팽하다.
조셉 얌(林志剛) 전 HKMA 총재가 대표적인 달러 페그제 반대론자다. 그는 홍콩 경제의 중국 연계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달러 페그제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환율 제도를 단계적으로 중국 위안화 페그제나 위안화 연동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노만 찬(陳德霖) 현 HKMA 총재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안화의 완전 태환이 선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달러 페그제 폐지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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