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阿里巴巴)의 기업공개(IPO)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는 최대 1200억달러(약 128조76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바바가 상장에 성공하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시가총액이 구글·아마존 다음인 세계 3위가 될 듯하다.
알리바바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1등 공신은 마윈(馬雲) 회장이다. 그러나 마 회장 옆에서 그를 든든하게 지키는 인물이 있다. 바로 차이충신(蔡崇信) 상임 이사장(49·사진)이다. 마 회장이 알리바바를 진두지휘한다면 차이는 뒤에서 조용히 뒷받침해주는 인물이다.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주요 주주인 차이의 재산은 19억달러로 불었다. 마 회장의 36억달러에 이어 2위다. 알리바바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이들의 재산은 더 늘 것이다.
차이는 야후 공동 설립자 제리 양,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마 회장과 함께 알리바바 4인 이사회의 일원이다. 알리바바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현재 부회장이기도 한 차이가 알리바바에 처음 합류한 것은 마 회장이 알리바바를 창립한 1999년 후반이다.
차이가 처음부터 IT 분야에서 일한 것은 아니다. 대만 태생인 차이는 13세에 부모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예일 대학에서 경제학 학사와 법학 박사, 하버드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법무법인 설리번앤드크롬과 북유럽 최대 투자회사 인베스트AB에서 법률 고문, 수석 투자매니저로 일했다.
법률가·투자가로 승승장구하며 엘리트의 길을 걷고 있던 차이가 당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알리바바의 창립 멤버로 합류한 것은 의외다.
당시 인베스트AB의 홍콩 지점에서 아시아 투자를 담당한 차이는 1999년 알리바바의 초기 투자자로 마 회장과 만났다. 마 회장은 그 자리에서 자기의 경영철학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전망, 그리고 알리바바의 미래에 대해 역설했다.
이후 차이와 마 회장은 만남을 이어갔다. 차이는 같은 해 인베스트AB를 그만두고 알리바바에 합류했다.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었던 작은 벤처기업 알리바바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차이는 알리바바의 잠재력과 기업가치를 일찌감치 간파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차이는 설립 초기 알리바바의 법률·재정·회계 등 기초를 다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같은 글로벌 금융기관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
요즘 차이는 IPO 준비로 눈코 뜰 새 없다.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던 계획을 최근 철회하고 뉴욕 증시로 눈 돌리기로 결정했다. 알리바바가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게 해달라고 홍콩증권거래소에 요구했으나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차이는 홍콩증권거래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홍콩 거래소가 과거에 머문 채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거래소로 거듭나고자 하는 홍콩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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