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 경제 대통령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지명된 제닛 옐런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진 것일까.
아마도 그녀가 연준 의장에 취임하는 순간 지구 역사상 가장 힘 있는 여성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은 옐런에게 '역사상 가장 힘 있는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벌써 영국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빅토리아 여왕에 버금가는 강력한 위상을 가진 여성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애틀랜틱은 러시아의 '여제' 카트르 2세도 옐런에 못 미친다고 했다.
과거 이집트와 중국을 좌지우지했던 클레오파트라나 측천무후(則天武后)는 물론 마거릿 대처 전 영국수상과 현재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여성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그녀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할 판이다.
'대영제국'을 이끈 빅토리아여왕(재임기간 1837~1901년)은 영국의 전성기를 일궈낸 가장 위대한 군주로 흔히 거론된다. 64년이나 왕위를 지키며 전 세계 5대륙에 걸치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건설했다. 빅토리아 여왕의 앞뒤로 영국이 이처럼 빛나는 시절을 보낸 때를 찾기 어렵다.
전 세계 정치 경제사에서 빅토리아 여왕만한 영향력을 보인 여성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옐런을 여왕과 비교한 다는 것은 그만큼 옐런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아무리 메르켈이 유럽 경제 회생의 핵심에 서있다 해도 유럽경제의 명운을 바꿀 수 있는 옐런에 미치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단지 금리를 결정하는 여성이 이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이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 세계 경제를 들썩이게 할 수 있는 결정권을 쥔 옐런의 '권한'이 그녀를 위대한 여왕들 보다도 우월하게 하고 있다고 애틀랜틱은 전했다.
옐런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경기의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그의 결정은 지구촌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녀가 여왕들보다도 우월한 힘을 가졌다는 주장의 근거다.
'비둘기파'로 불리는 그녀가 미국의 실업률 하락을 위해 경기 부양책을 좀 더 지속할 경우 전 세계가 미국발 유동성의 연장으로 성장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반대로 그녀가 경기 상승세가 양호하다고 생각해 금리를 올릴 경우에는 지난 5월부터 불거진 신흥국 시장의 자금 이탈과 통화가치와 증시 급락이 재차 불거질 것이 자명하다.
전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의 '방향타'를 쥔 옐런의 결정에 각국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장들이 가슴을 졸일 이유다. 유례가 드문 경기 불황의 여파 속에 가장 힘 있는 나라로 거듭난 미국의 '경제대통령'이다 보니 가능한 일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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