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 4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올해 3·4분기 실적시즌이 도래했다. 삼성증권은 13일 3분기 이익 안전성이 확보되고 밸류에이션 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기전자·자동차업종 위주의 매매 전략과, 향후 턴어라운드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민감 소재·산업재에 대한 선취매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이엔드 스마트폰 성장성 둔화 우려로 20% 정도의 주가조정을 받았던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 10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 최초 분기 이익 10조원을 달성했다.
홍승표·김기배 애널리스트는 "통상 삼성전자의 실적은 국내증시 투자 심리 움직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며 "지난 8월말 이후 지속된 외국인 주도 유동성 랠리에서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지 않아 추가 상승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었던 시장 참여자들은, 삼성전자의 양호한 실적 발표로 실적 장세로의 전환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짚었다.
에프앤가이드 실적 컨센서스가 있는 주요 기업 169개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을 기준으로 전체적인 실적 추정치를 살펴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34조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전분기 대비로는 14% 증가한 수준이다.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공급량 조절을 통한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를 누린 반도체 업종과 중국의 철도 인프라 투자 재개 및 선진국 경기 개선 효과로 인한 기계류 수출 증가 모멘텀을 누린 기계 업종의 전년대비 영업이익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에너지·소재(화학·철강)·산업재(운송·건설·조선) 업종의 영업이익 감익 추세는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애널리스트는 "선진국 경기 회복 기대감과 외국인 유동성의 이머징내 리밸런싱으로 주가 상승폭이 컸던 소재·산업재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실적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3분기 실적 역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IT·자동차 위주의 이익 성장세가 지속되며 실적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통상적으로 국내 대표 경기 민감 수출주들의 경우 선진국 경기가 상승전환 된 후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실적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정도에 소재·산업재 등 경기 민감 업종에서 의미 있는 실적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자.
지난해 4분기는 기업들의 일회성 비용 증가와 경기 침체로 최근 2년내 가장 큰 폭의 실적 쇼크가 있었다. 올해 4분기는 지난해 어닝쇼크로 인한 기저효과와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주요 경기 민감 업종의 기업 실적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판단됐다. 시장이 기다렸던 실적 장세가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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