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미국의 태블릿 시장이 2014년부터 성숙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한국은 도입기에서 당분간 정체돼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3일 KT경제경영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태블릿 시장인 미국에서는 태블릿 판매의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성장률이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 태블릿 판매량은 약 4200만대로 전년대비 64% 증가했다. 한국은 약 126만대로 전년대비 10%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인구대비 태블릿 보급률도 미국은 지난해 21%에서 2014년에는 51%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은 지난해 4%에서 당분간 10%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에서 태블릿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전자책으로서의 활용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자책은 스마트폰이나 PC보다 태블릿으로 5배 이상 많이 이용되며, 미국 태블릿 보유자의 70~80%가 전자책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은 단독 주택 비중이 68%를 차지하기 때문에 공간별 동선이 길어 들고 다니면서 쓰기 쉬운 태블릿을 PC대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PC 대신 태블릿을 이용하는 이유의 1위가 휴대성(31%)이었다.
반면 한국은 미국의 전자책과 같은 태블릿 킬러서비스가 형성되지 못했다. PC나 휴대폰과 크게 차별화된 점이 없어 굳이 비용을 들여 태블릿을 구매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태블릿을 이용해 전자책을 이용하는 사람은 태블릿 보유자의 41%에 불과하며 한달에 한번 이상 이용하는 비율도 16.9%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국내 태블릿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웹검색과 동영상으로 태블릿보다는 PC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옥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서도 PC나 스마트폰 대비 태블릿의 효용이 낮다는 인식을 불실시키고 초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트리거 발굴이 필요하다"며 "스마트교육 콘텐츠인 전자 교과서나 보조 교재의 전용 단말로 포지셔닝해 초기 수요 견인에 활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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