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의사·변호사 등 52명 세무조사 착수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1. 미술품을 전시·판매하는 화가 C씨. 그는 고가의 해외 전시 작품, 국내 갤러리 전시 작품 등을 현금으로 판매한 뒤 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방법으로 탈세를 저질렀다. 그러다 최근 출처가 불분명한 돈으로 20억원대의 별장을 구입하다 국세청에 덜미가 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2. 성형외과 원장 A씨는 그가 운영하는 병원의 매출 규모가 커 수술비 입금내역 등 진료 수입과 관련한 전산자료 관리를 외부업체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현금수입 등의 자료를 전산자료에서 삭제·조작하는 수법으로 소득 수십억원을 탈루하다 최근 국세청에 적발됐다.
#3. 고가의 수입 악기를 판매하는 B씨. 그는 악기를 판매한 후 고객이 구매 증빙을 원하면 웃돈을 요구해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소득신고를 누락해 왔다. 또 탈루한 돈으로 골드바 등을 구매해 은닉한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국세청이 음성적으로 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10일 "현금 소득을 차명으로 관리하는 등 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고소득 자영업자 52명에 대해 지난주부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 결과, 탈세를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포탈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또한 혐의가 있는 본인은 물론 관련인 등의 탈세 행위에 대해서도 금융거래 추적조사 등 엄정한 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엔 고소득 자영업자 442명을 세무 조사해 2806억원을 추징하고, 이 중 16명을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조치했다. 국세청은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간 고소득 자영업자 4396명을 조사해 관련 세금 2조4088억원을 부과했다.
김태호 국세청 조사2과장은 "음성적 현금거래, 차명계좌 이용 등을 통해 고의적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하는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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