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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윤석 대한전선 오너 결단…위기 기업 부활 교과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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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에 걸림돌 되지 않겠다 물러난 기업주

[아시아경제 박민규ㆍ황준호ㆍ김승미 기자] 대한전선 오너인 설윤석 사장이 7일 경영권을 포기한 데다 동양그룹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사태가 맞물리면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 오너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오너의 잘못된 판단과 경영권에 대한 집착이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오너의 과감한 결단과 책임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무분별한 투자와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부실화로 2009년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해 온 대한전선의 경우 오너인 설윤석 사장이 7일 경영권을 포기하고 물러났다. 오너의 역할이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채권단 주도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한 결정이었다.

동양그룹 사태로 인한 오너의 도덕적 해이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 오너가 경영권 유지를 위해 구조조정작업을 지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대한전선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지만 매각가격이 장부상 가치보다 적어 손실이 누적되고 영업도 부진해 이대로 가다간 자본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총자본은 322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1881억원에서 급감한 것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최근 동양그룹 사태에서 보듯이 오너가 경영권에 집착하면서 구조조정작업이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경영권 포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채권단 주도로 구조조정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조기에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5개 계열사가 무더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의 경우 오너인 현재현 회장 및 이혜경 부회장의 패착이 지금의 상황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많다. 수년간 이어져 온 유동성 위기를 신속하고 과감한 자산 매각으로 풀어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동양그룹은 위기가 목전에 다가오자 지난해 말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고 주요 자산 매각에 나섰지만 경영권 및 가격에 대한 집착 등으로 번번히 실패했다.


각 계열사별로 전문 경영인에게 책임과 역할을 맡기지 않고 오너 일가가 일부 측근을 앞세워 그룹을 좌지우지했다는 비판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수시로 대표이사가 바뀌는 등 주먹구구식 경영을 펼쳐 왔다.


동양뿐 아니라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도 오너의 역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구조조정 대상이 된 성동조선해양은 오너가 물러나고 채권단 주도로 전문경영인이 빠르게 정상궤도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좋은 사례다. 2010년 4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지 3년여 만에 재무구조가 조금씩 개선되고 해외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성동조선의 경우 채권단이 오너인 정홍준 전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자 정 전 회장이 반발하면서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정 전 회장이 물러나고 채권단이 하성용 사장(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앉히면서 발빠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4월에는 하 사장 후임으로 영업분야에 노하우를 가진 김연신 사장이 새로 부임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들 전문경영인들이 성동조선의 체질을 바꿔놨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동부그룹은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 오너의 책임경영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창업 1세대가 남아있는 것이 동부그룹"이라며 "책임과 자율경영 원칙에 따라 재무개선약정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양그룹처럼 경기에 민감한 업종으로 짜인 포트폴리오가 아니다"라며 "사업구조가 철강과 전자·건설로 다각화돼 있기 때문에 시장성 차입도 전체 차입의 3분의 1 정도"라고 강조했다.


2009년 산업은행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한 동부그룹은 지난해 3년간의 약정기간이 종료됐지만 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력 계열사인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아 올 6월 다시 약정을 체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오너가 구조조정에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0년 초 금호산업금호타이어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을 통해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100 대 1 감자와 증자 시 사재 3330억원 출연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경영권을 맡아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에 오너가 구심점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크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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