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이 6일 미국 유수의 여러 방송에 출연, 부채한도가 상향조정되지 않으면 미국이 국가부도 사태를 낼 것이라고 의회를 압박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 장관은 이날 CNN에 방송에 출연, 의회는 17일까지 부채상한을 상향조정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현금이 ‘위험스러울 정도로’ 낮아 ‘지급 불능(디폴트)’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 장관은 “17일 우리는 차입능력이 없어지는데 의회는 여전히 위험한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의회가 부채한도를 확대하지 않으면 이런 시나리오가 전개되기 전 시간이 매우 부족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제때 결제하지 않기로 한다면, 우리는 디폴트 상태가 될 것”이라면서 “지급할 현금이 충분히 없다면, 우리가 디폴트에 빠지지 않도록 할 다른 방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그런 법안을 통과시킬 표결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화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인 오바마 케어의 시행을 1년간 연기하는 법안을 처리해 잠정폐쇄(셧다운)을 종결짓겠다는 방침이다.
루 장관은 또 CBS방송에 출연, “나는 의장을 잘 안다. 의장은 디폴트를 내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는 정부 셧다운을 원하지 않은 만큼 다수당에 표결기회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 장관은 미국은 16조7000억달러인 부채한도를 지키기 위한 ‘특별조치’를 늦어도 17일까지는 소진할 것이며, 그때가 되면 미국은 약 300억달러의 현금만 쥐고 지출은 며칠 뒤 최대 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루 장관은 또 CNBC에 출연, “그것은 매우 위험하게도 낮은 수준의 현금이며, 우리는 결제할 돈이 없어지는 만큼 전인미답의 지경으로 들어갈 판”이라면서 “심지어 그 선에 근접하는 것조차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경제에 주는 충격은 매우 크다. 컨설팅회사 HIS는 하루 평균 300억달러의 총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주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은 올해 국내 총생산을 0.1%포인트를 갉아먹을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루 장관은 폭스뉴스에 출연, “이런 거듭된 벼랑끝 전술은 우리 경제에 좋지 않다”면서 “우리는 세계 지도국이며, 우리는 제일 강하고 심후한 경제이며, 우리 화폐는 세계 준비통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3일 부채한도를 초과하면 신용시장을 멈춰 서게 하고 달러가치를 약하게 하며 미국 이자율을 올릴 것이며 세계 시장에 파문을 일으켜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금리는 현재 오름세여서 미국 재무부의 이 같은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7월 사상 최저수준인 1.385에서 현재는 2.58~2.66%로 거의 두 배 수준에 육박했다.
자산운용업체 블랙록의 로런스 D 핑크 최고경영자(CEO)와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3일 정치권의 교착상태가 조만간 미국의 국채 디폴트 없이 풀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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