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사상최대 10조1000억원
스마트폰 판매 호조, 블랙프라이데이 등 호재 계속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웃도는 분기 영업이익을 내놓으며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확대와 반도체 시황 개선 등이 실적에 걸림돌이었던 TV부문 부진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됐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4분기에는 갤럭시 노트 3 매출과 TV 성수기 효과 등이 반영돼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4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41% 뛴 143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 59조원, 영업이익 10조10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7%, 25.3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분기 영업이익 기준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 2분기 9조5300억원에 비해 5.98% 늘어난 수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올 3분기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59조5293억원, 영업이익 9조8726억원이었다. 이날 발표한 잠정실적과 유사하긴 하지만 영업이익 10조원 돌파 여부를 두고서는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 일부 증권사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IM)의 수익률 둔화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못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예상을 뒤엎고 3분기 호실적을 내놓은 배경에는 반도체 부문과 스마트폰 부문의 호조 등이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SK하이닉스 우시공장 화재사고 이후 D램 가격이 상승한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돌 것이라고 본 것은 TV 수요 감소가 예상됐기 때문"이라며 "3분기가 성수기 초입인데 세계적으로 교체나 신규 수요가 약했고 가격하락도 이어져 세트부문 부진이 부품 매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반도체 부문이 상쇄하면서 양호한 성적표를 꺼낼 수 있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통상 3분기 말인 9월쯤 하락하는데 이번에는 SK하이닉스 공장 화재 이후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체적으로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관련 실적도 TV부문 부진 상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TV와 패널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증가하면서 절대마진이 증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3분기 보급형 스마트폰 덕분에 스마트폰 출하량이 8000만대 후반으로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는 삼성전자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TV부문 성수기 효과, 갤럭시 노트 3 판매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4분기에는 갤럭시 노트 3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TV부문도 성수기를 맞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추수감사절 등으로 TV 매출이 가장 확대되는 시기"라고 언급했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반도체 예상실적이 2조1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 정도였는데 이것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앞으로도 반도체가 계속 좋을 것"이라며 "4분기 예상실적은 10조7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고 주가도 안도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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