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터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시뮬레이션 해보니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이혜영 기자] 오는 12일 새벽 4시를 기해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른다. 서울과 인접한 성남ㆍ과천ㆍ의정부ㆍ안양 등 경기 11개 지역의 시계외할증요금도 부활된다. 여기에 운행거리 2km 초과운행시 붙는 거리요금도 144m당 100원에서 142m당 100원으로 오른다.
인상되는 택시비를 예시를 통해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본 결과, 서울시청역에서 홍대입구(6.7km)까지 기존엔 5700원을 내야 했던 택시비가 6300원으로 오르고, 같은 곳에서 강남역(11.4km)까지는 기존 8900원에서 9600원으로 올라 700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시계외요금 부할로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이들의 택시비 부담은 이보다 더욱 커진다. 같은 기점인 서울시청역에서 일산 호수공원까지(39.3km, 시내 26.6km+시외 12.7km)는 기존 2만8300원에서 3만980원으로 오르고, 서울시청역에서 분당 서현역(46.9km, 시내거리 27.3km+시외 19.6km)까지는 3만3600원에서 3만7360원으로 4000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
서울시는 요금인상과 함께 법인택시기사들의 임금도 월 27만원씩 올렸다. 또 승차거부 단속을 강화하고, 택시운전자들의 서비스 교육시간도 기존보다 4~10배로 늘릴 계획이다. 택시운행 여부와 관계없이 택시 내 흡연은 전면 금지된다. 모두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하지만 소비자인 승객들은 승차거부가 사라질지, 질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분당에서 약수역으로 출퇴근하는 박현민(28ㆍ여)씨는 "실제로 서비스 질이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는 것 같다"며 "지난 금요일에도 분당을 가자고 하니까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기사가 있었는데, 시계외요금 할증이 도입되면 앞으로 그런 실랑이는 줄어들 테니 감사해야 할 인지 모르겠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거리요금 인상'과 '시계외할증 부활'이 오히려 '승차거부' 해소에 방해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국장은 "시계외할증까지 부활해 더 멀리가면 수입이 더 많이 올라가게 되는 구조로 바뀌었는데, 오히려 택시기사들이 단거리 운행을 꺼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택시 내 흡연 전면 금지에 대해선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김민규(32)씨는 "손님이 없어도 담배를 필 수 없게 되면 냄새가 좀 덜나니 좋긴 하겠지만, 과연 단속효과가 있을지 순전히 양심에 맡겨야 할 상황이 많을 텐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이다. 영등포의 한 법인택시업체 관계자는 "택시 운전자 급여와 처우개선은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 택시 서비스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기사수급이 어려워 가동률이 60~65%밖에 안 되는데, 서비스 교육 이수 시간을 4~10배로 늘린다는 것은 업무시간을 줄여야 하는 등 여러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실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감안해 적용하는 기본요금인상의 경우 가장 큰 혜택은 개인사업자인 개인택시 운전자들에게 돌아간다"며 "임금인상은 법인택시기사의 처우개선에 필요했던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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