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일시 폐쇄(셧다운)가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치권이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014 회계년연도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면서 10월1일부터 17년만에 연방 정부 셧다운이 임박해지자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 폐쇄가 시작되는 1일 0시(한국시각 오후 1시)를 7시간 앞둔 이날 오후 5시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폐쇄가 시작되면 수백만명의 공무원과 국민들이 상당한 피해를 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폐쇄는 회복단계인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전제하고 "공화당 내 극우파가 건강보험 개혁안을 무산시키기 위해 예산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의회가 올바른 선택을 해서 정부폐쇄를 막을 것이란 기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정치권에 막판 협상과 타결을 주문을 했다.
그러나 그는 "(인질의) 대가는 일체 없을 것"이라며 오마마케어 연기를 예산안과 연계하려는 공화당 지도부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베냐민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동 직후에도 기자들에게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예산과 무관한 국내 정책 이슈(오바마케어)로 미국과 글로벌 경제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이 다수 의석인 미국 상원은 이날 오후 하원이 통과시켰던 2014회계연도 잠정 예산안을 거부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을 복원시킨 예산안을 찬성 54표, 반대 46표로 가결처리해 하원에 다시 넘겼다.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지도부는 상원에서 넘어온 법안을 거부하고 오바마 케어가 빠진 예산안을 표결해 다시 상원에 넘겼지만 상원이 이를 다시 부결 시키는 핑퐁 게임이 이어졌다.
미국 정부 폐쇄에 대한 우려로 뉴욕 증시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뉴욕 다우 지수는 이날 128.57포인트(0.84%) 떨어진 1만5129.67로 마감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금 값도 각각 0.5%, 0.9%씩 하락했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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