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 '당사자 징계위원회 회부' 결정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27일 사법연수원 불륜사건 당사자들의 파면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가 열렸다.
'사법연수원 간통사건 진상규명'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이날 오전 8시20분부터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사법연수원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본관 서쪽에 위치한 A강의동 출입문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다 사법연수원 측의 제지로 정문 앞으로 자리를 옮겨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까지 릴레이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시위에 참석한 양모(28·여)씨는 "대한민국 법조계의 미래인 사법연수생들이 벌인 간통사건 당사자들의 파면을 촉구한다"며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이들은 절대로 법조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은 2011년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한 A(31·남)씨가 사법연수생인 B(28·여)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시작됐다. A씨와 2011년 4월 결혼한 C(30·여)씨가 남편의 불륜 사실 등에 충격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C씨의 가족들은 연수원 측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1인 시위에 참석한 한 여성(38·자영업)은 "우리는 남의 불륜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화가 나는 것은 이들의 불륜이 아니라 파렴치한 이들이 나중에 법조인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이 법관에 임용된다면 사법연수원은 '지능범죄자의 양산소'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사법연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는 한편 A씨와 B씨 모두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25일 결정했다. 사법연수생 징계 사안을 담당하고 있는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진상조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진상조사 결과는 말할 수 없다"며 "해당 연수생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 여부나 징계 정도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 현장을 지나던 사법연수생들은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사건 자체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러워했다.
한 사법연수생은 "사건 당사자들의 기수에서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사건이 불거지기 전부터 파다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이날 사법연수원에서 실시된 법무사 2차 시험을 보러 온 사람들도 이번 사건에 관심을 보였다. 한 수험생은 "주변에 법무사를 같이 준비하는 친구들이나 주변에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관심이 많다"며 "사법연수원 측의 조사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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