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매매거래가 살아나는 분위기가 감지된 후 분양시장이 뜨거워졌다. 27일에만 전국 12곳에 이르는 아파트 견본주택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 수요자들이 분양가가 저렴하면서도 입지가 좋은 곳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점을 간파한 건설사들이 물량을 한꺼번에 내놓는 분위기다. 10월에도 밀어내기식 분양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안목에 따라 성패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주말 수요자들이 찾을 견본주택은 수도권에서는 안성 롯데캐슬 센트럴시티, 안양 호계 푸르지오 등 7개 단지, 지방에서는 경남 정량동 동원로얄듀크, 홍성내포신도시 경남아너스빌 등 5개 단지다. 전국에 골고루 포진한 셈이다.
◆"집 사라" 권유 늘자 분양 늘려= 가라앉았던 부동산시장에서 분양물량이 풍성해진 것은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매매수요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4ㆍ1대책 때도 느끼지 못했던 주택 매매 시장이 8ㆍ28대책 이후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서권희 안성 롯데캐슬 센트럴시티 분양사업부 실장은 "4ㆍ1대책 때도 움직이지 않았던 수요층이 요즘 확실히 체감될 만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수치상으로도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눈에 띈다. 9월 들어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4주 아파트 매매가가 0.07% 올라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셋값은 0.18% 상승해 57주 연속 올랐다.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자 강북, 용인 등지에서 전세수요가 매매로 선회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의 집값 바닥론도 수요층을 움직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종 세제혜택이 맞물리는 연내에 주택구입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취득세 영구감면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4ㆍ1대책에 포함된 양도세 감면은 올해 안에 집을 구입할 경우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양도세, 취득세 면제가 적용되는 올해 안에 집을 사는 것이 좋다"며 "내년부터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서울 시내에서는 상반기에 물량이 많지 않았던 터라 기다렸던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부동산거래팀장은 "추석이 끝나고 겨울 전까지는 분양시장 성수기인 데다 최근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신규주택 중 유망단지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7개단지 각축 치열할 듯= 주요 분양 단지 중에서는 중구 순화동에 분양 예정인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로 구성된 롯데건설의 '덕수궁 롯데캐슬'이 있다. 3.3㎡(이하 전용면적 기준)당 평균 분양가는 1636만원으로 인근 마포권역(1800만~2000만원대) 왕십리(1800만원대)보다 저렴하다. 지하 5층~지상 22층 3개동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구성되며 1차는 31~117㎡의 아파트만 분양한다.
대우건설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안양 호계 푸르지오(410가구)'를 공급한다. 지하철 1ㆍ4호선 금정역과 인접하며 지하 3층~지상 18층 10개동으로 구성된다. 안양호계 지역주택조합이 시행하며 총 410가구 중 201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59~84㎡ 중소형 위주로 구성되며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로 인근 시세(1200만~1400만원대)보다 저렴하다.
반도건설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동탄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0(999가구)'를 분양한다. 총 999가구로 지하 1층∼지상 25층 11개동으로 구성된다. 전 가구가 74~84㎡로 구성된 중소형 단지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890만원대로 이전에 분양한 아파트가 900만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저렴하다.
신동해개발AMC가 시행하는 '안성 롯데캐슬 센트럴시티'는 전용 59~84㎡의 인기가 높은 중소형으로 구성되며 총 232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74㎡와 77㎡ 등 중형(옛 30평형)처럼 사용이 가능한 신평면을 도입했다. 77㎡의 경우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 임대 가능한 특화 공간도 조성된다. 안성에서는 5년 만에 공급되는 브랜드 아파트이며 분양가는 3.3㎥당 600만원대다.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도 경남기업이 '홍성내포신도시 경남아너스빌(990가구)'을 공급하며 분양가는 690만원대다. 한편 이날 전남 목포에서 견본주택을 개관할 예정이었던 골드디움의 '용해2지구 골드디움 7차(319가구)는 다음 달 4일로 연기됐고, 서울 관악구 봉천동 대우건설의 '관악 파크 푸르지오(363가구)'는 10월로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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