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5승에 세계랭킹, 상금랭킹, 바든트로피 등 개인타이틀 '싹쓸이', 메이저 무관이 '옥에 티'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다시 세계랭킹 1위로."
그야말로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완벽한 부활이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골프장(파70ㆍ7154야드)에서 끝난 투어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을 끝으로 2013시즌을 마감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이야기다. 우즈가 '넘버 1'에 복귀한 반면 지난해 지구촌 골프계를 호령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무관으로 전락해 명암이 엇갈렸다.
▲ 우즈 '뜨고'= 지난해 시즌 3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린 우즈는 5승을 앞세워 일찌감치 1위에 복귀했고, 이후 2위와 격차를 벌리며 승승장구했다. 내용도 괜찮다. 1월 파머스인슈어런스 우승을 기점으로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캐딜락챔피언십과 아널드파머, 5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8월 WGC시리즈 브리지스톤 등 시즌 내내 고른 활약을 보였다.
메이저 우승이 없다는 점이 '옥에 티'다. 여기에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치고서도 '플레이오프' 4개 대회에서 정작 우승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했다. 하지만 2009년 '섹스스캔들' 이후 이혼과 부상 등으로 프로 데뷔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가 지난해 재기에 성공했고, 올해는 확실하게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즈 역시 "아주 만족한 시즌'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션 폴리와의 스윙 교정을 완성했고,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게 전수받은 '짠물 퍼팅'까지 가미했다는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실제 시즌 내내 평균타수 1위를 달리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격력을 자랑했다. 최종전에서의 부진으로 68.985타로 높아지면서 불과 0.04타 차로 스트리커에게 1위(68.945타)를 내준 게 오히려 안타까울 정도다. 스트리커가 60라운드를 못 채워 바든트로피는 물론 우즈의 몫이 됐다
강력한 멘탈을 장착했다는 점에서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바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키 여자 활강 금메달리스트 린지 본(미국)의 등장이다. 우즈가 3월 공식적인 교제사실을 공표한 뒤 본은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우즈의 경기에 동행하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투어챔피언십에서는 아예 우즈와 전처 엘린 노르데그렌 사이의 아들 찰리 액셀까지 데리고 나타나 장외화제를 만들었다.
▲ 매킬로이 '지고'= 매킬로이는 우즈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세계랭킹 1위를 비롯해 PGA투어 상금랭킹 1위(805만 달러), 평균타수 1위(68.873타), 다승 1위(4승) 등 개인타이틀까지 '싹쓸이'하면서 '新골프황제'에 등극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우승은커녕 '톱 10'이 5차례에 그칠 정도로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세계랭킹 6위, 상금랭킹은 49위로 추락했다.
나이키와의 스폰서 계약이 출발점이다. 10년간 최대 2억5000만 달러(2688억원)라는 '잭팟'을 터뜨렸지만 골프채에 대한 부적응이 심각했다. 1월 유러피언(EPGA)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에서 '충격의 컷 오프'를 당해 새해 벽두부터 가시밭길이 시작됐고, 아직은 극복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의 연애까지 문제삼아 매킬로이의 부담을 더했다.
애덤 스콧(호주)이 호주 선수 최초의 마스터스 챔프에 등극하며 '넘버 2'로 올라섰다는 것도 빅 뉴스다. 스콧은 플레이오프 1차전 더바클레이스에서 2승째를 거두며 우즈와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경쟁할 정도로 위상을 높였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US오픈 우승으로,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플레이오프에서만 2승을 일궈내며 페덱스컵을 제패해 '30대의 힘'이 압도적이었다.
한국은 최경주(43ㆍSK텔레콤)와 양용은(41ㆍKB금융그룹) 등 '원투펀치'가 부진한 대신 배상문(27ㆍ캘러웨이)이 바이런넬슨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해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Q스쿨 수석합격자' 이동환(26)도 상금랭킹 95위로 투어카드를 지켜 1차 목표를 달성했고, 노승열(22ㆍ나이키골프)은 2부 투어 '파이널시리즈 3차전' 우승으로 기사회생했다. '최연소 PGA멤버' 김시우(18ㆍCJ)는 연령제한으로 출전 기회마저 적어 PGA투어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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