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이대호의 오릭스 버팔로스 잔류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일본 신문 스포츠호치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오릭스는 이대호를 붙잡기 위해 총액 7억 엔(약 76억 원)을 제시할 계획이다. 올해 2억5천만 엔에서 1억 엔이 인상된 3억5천만 엔의 연봉에 계약기간 2년이다. 구단 관계자는 “제시 조건에 자신이 있다”며 “다음 협상에서 결정을 짓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전했다. 오릭스는 이미 지난 21일 고베 시내에서 이대호와 잔류 교섭을 가졌다. 무라야마 요시요 구단본부장, 세토야마 료조 본부장 보좌 등이 참석했는데, 자리는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데서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릭스가 계약을 서두르는 주된 이유는 타 구단들의 뜨거운 시선이다. 앞서 일본 주요 매체들은 소프트뱅크 호크스, 한신 타이거즈 등이 이대호 영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올 시즌 붙박이 4번 타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윌리 모 페냐, 브라이언 라헤어, 마쓰다 노부히로, 야나기타 유키, 우치카와 세이지 등에게 번갈아 중책을 맡겼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유도하지 못했다. 한신은 내년 시즌 센트럴리그는 물론 저팬시리즈 우승을 내다본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라는 거대한 산을 넘기 위해 구단 수뇌부는 우수 자원을 대거 영입할 계획이다. 그 목록에는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도 포함돼 있다.
오릭스가 소매를 걷어붙이는 배경은 하나 더 있다. 내년 오릭스 그룹은 창사 50주년을 맞는다. 이를 맞아 구단 수뇌부는 내년 시즌 목표로 우승 탈환을 내걸고 있다. 이대호 없이 숙원을 이루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 시즌 타율 0.311 151안타 23홈런 84타점으로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럼에도 선수단은 퍼시픽리그 5위(59승4무68패)에 머물고 있다.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절실해 보인다.
한편 오릭스와의 협상 테이블에 대해 이대호는 다시 한 번 말을 아꼈다. 24일 소프트뱅크전 뒤 가진 인터뷰에서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싸워 팀에 공헌할 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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