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추석 연휴를 눈앞에 둔 국내증시 투자자들의 눈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스치고 있다. 코스피가 외국인의 '바이(Buy) 코리아' 기조에 2000선을 넘어서는 등 시세를 내고 있지만, 국내증시가 쉬는 동안 해외 주요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연휴 이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17일 시장 전문가들은 추석 전 주식 비중을 크게 줄일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외 변수들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 역시 연휴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연휴 직후부터 주목될 주요기업들의 3분기 실적 예상치 등을 고려한 '압축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추석기간 미국 FOMC·독일 총선 '주목'= 추석연휴 기간 중 굵직한 두 가지 변수는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7~18일)와 독일의 총선(22일)이다.
미국 FOMC에서는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이 현재 주목하고 있는 것은 축소 여부보다 축소 규모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를 감안하면 이달 컨센서스(100억달러 수준)를 벗어나는 규모 이상의 양적완화 축소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매파' 인사인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에서 스스로 중도하차한 점도 유연한 긴축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독일 총선 역시 불확실성 속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3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연정이 유지되면 증시 안정에 가장 우호적이겠지만, 중도좌파와 대연정이 성립되더라도 경기나 증시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바이(Buy) 코리아' 연휴 이후 지속될 것= 추석 연휴 이후에도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의 순매수세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 이후 전날까지 17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7조5943억원어치를 쓸어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자금의 대부분이 미국계 자금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계 자금의 순매수 규모는 2조4000억원에 달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계 자금은 월간 순매수 규모로 1조원 이상을 사들이면 이후 수개월간 대규모 순매수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추석연휴 이후에도 외국인의 연속 순매수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예상치가 어떻게 변화할지 등을 고려해 보다 압축된 종목 포트폴리오를 구성, 추석 이후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추천 업종으로는 IT, 조선, 화학, 자동차, 은행·건설 등을 꼽았다. 이남룡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순한 현금 비중 확대 또는 기존 포지션 유지보다는 유동성 장세 이후 전개될 실적장세로의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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