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4세' 구광모, ㈜LG 지분 확대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LG그룹의 4세 구광모 LG전자 부장이 지난 2008년, 2010년에 이어 지주회사 ㈜LG 주식을 매입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구 부장은 지난 13일 장내 매수를 통해 ㈜LG 보통주 9만3000주를 매수했다. 구 부장은 종전 ㈜LG 지분 4.73%를 갖고 있었다. 이번 매수를 통해 지분율은 4.78%로 상승했다.
현재 ㈜LG의 최대 개인주주는 구본무 회장(10.91%), 구본준 LG전자 부회장(7.7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5.13%)로 구 부장은 이번 매수를 통해 4대 주주로 올라섰다. 구 부장은 지난 2008년 8월 5만5000주, 2010년 1월 9만3000주를 각각 매수하며 ㈜LG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구광모 부장의 지분 확대를 본격적인 경영승계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대리로 입사한 뒤 차분히 경영수업을 해가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지난 10여 년간 경영승계를 준비해왔다. 아들 없이 두 딸만 두고 있는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12월 첫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씨를 양자로 입적했다.
당시 구 씨는 미국 로체스토공대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 2006년 6월 대학교를 졸업한 구 씨는 9월 LG전자 재경부 대리로 입사했다. 2007년 과장으로 승진해 미국 유학길에 올라 스탠퍼드대학 경영대학원 석사과정(MBA)을 마친 뒤 2009년 미국 뉴저지법인에서 재경업무를 담당했다.
구 씨는 2011년 차장으로 승진한 뒤 올해 초 LG전자 본사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TV선행상품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3월 부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2년 만에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승계가 본격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재계는 LG의 경영승계 사례로 볼 때 시기상조로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은 1975년 LG화학 과장으로 입사한 뒤 1995년이 돼서야 회장직에 올랐다"면서 "20여 년 동안 말단 직원부터 차근히 경영수업을 해 온 만큼 구광모 부장 역시 비슷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의 딸 연경, 연수 씨는 LG그룹의 경영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연경 씨는 지난 2006년 윤관 블루런벤처스 사장과 결혼한 뒤 가사에 전념하고 있으며 연수 씨는 민화 화가인 어머니 김영식 씨와 함께 지난 3월 인사동에서 '김영식-구연수 모녀전'을 갖는 등 예술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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