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자진 사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아침 서머스 전 장관과 얘기를 나누고나서 연준 의장 후보로 자신을 고려하지 말아 달라는 그의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서머스 전 장관은 대공황 이래 미국이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았을 때 경제팀의 중요한 일원으로 경제를 회복시키고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전문성과 경험, 리더십을 최대한 발휘했다"고 치하했다.
이에 앞서 서머스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과 전화통화를 통해 고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한에서 "지명이 된 이후 인준 과정이 험악해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연준의 이익과 경제 회복이 진행 중인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후보로 검토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밝혔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은 그를 내년 1월말에 임기를 마치는 벤 버냉키 FRB의장 후임으로 지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 2008년 취임 직후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서머스를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에 임명한 바 있다. 이후 서머스는 당시 최대 현안이었던 경제 위기 탈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과감히 추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은 광범위한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다. 일단 서머스 전 장관의 독단적인 업무 추진 스타일과 월스트리트 유착설, 그리고 여성 비하 발언 전력 등이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경제 대통령 '으로 불리는 FRB 의장 후임 결정을 원점에서 다시 내려야하는 입장이 됐다. 일단 서머스 전 장관의 고사로 그동안 경합을 벌였던 재닛 옐런 FRB 부의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옐런 부의장은 학계와 언론, 여성계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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