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후임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은 후보 지명전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FRB 의장 후보 지명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후보 지명이 된다 해도) 향후 인준 과정은 매우 험악한 상황을 거쳐야 할 것 같다”면서 “이는 FRB나 미국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그를 버냉키 의장 후임으로 지명할 계획이었으나 정치권과 학계, 언론, 여성계 등이 이에 강력히 반발해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FRB 지명자 청문회를 주관하는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3명이 서머스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인 존 코닌 의원도 지난 12일 서머스에 대한 지명 계획 철회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등 정치권의 반대가 거셌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 전 장관을 후임으로 지명하더라도 상원의 인준을 통과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왔다.
한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 크리스티나 로머 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위원장, 로라 타이슨 전 경제회복위원회 위원 등 경제 전문가 350여명은 지난 11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버냉키 후임으로 재닛 옐런 FRB 부의장을 지명해달라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옐런이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데다가 여러 다양한 견해를 경청할 줄 알고 경제정책과 노동시장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여론의 광범한 지지를 받는 옐런 부의장이 후임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콘 FRB 부의장도 함께 유력한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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