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의 심각한 성비 불균형과 인터넷 사용 인구 확산에 힘입어 인터넷 중매 사이트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사업에 성공한 중국 최대 짝짓기 사이트 스지자위안(世紀佳緣·Jiayuan.com)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B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지자위안(世紀佳緣·Jiayuan.com)은 현재 사용자 수가 1억명에 이르는 중국 최대 인터넷 중매 사이트다. 매일 수 만 명이 신규 회원으로 사이트에 가입한다. 스지자위안은 지난 6월 말로 끝난 2분기 순매출이 1억1930만위안(약 194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증가했다. 2011년에는 인터넷 중매 사이트 중에서는 최초로 나스닥에도 상장했다.
스지자위안을 만든 사람은 37세 여성 창업자 궁하이옌이다. 현재 그는 중국의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여성 백만장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스지자위안을 창업한 것은 2003년 10월 대학원생 시절이다. 당시에는 25세가 넘으면 '노처녀'로 인식되던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는데, 빨리 결혼을 하기를 원하는 집안의 성화에 못 이겨 그는 500위안을 내고 인터넷 중매 사이트에 가입했다.
그러나 업체는 그녀에게 아무런 연결도 해주지 않았고 화가 난 그는 환불을 원했지만 거절당했다. 나중에 업체로부터 전해들은 말은 그가 특별히 예쁘지도 않고 매력적이지 않아 연결을 해주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충격을 받은 그는 직접 중매 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페이스북 처럼 스지자위안도 기숙사에서 초라하게 탄생했다. 처음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해 프로필을 제공한 사람도 그의 가장 친구였다. 회원 수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늘었다.
스지자위안의 성공 비결은 18세부터 80세까지 모든 연령, 직업에 상관없이 연결의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또 인터넷을 통한 가벼운 만남이 대세를 이루던 때에 '인생의 동반자를 찾아준다'는 모토로 진지한 접근을 한 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그는 스지자위안을 통해 사업적 성공 뿐 아니라 인생의 성공도 거뒀다. 그는 자신이 만든 사이트를 통해 만난 남자와 2004년 결혼했다.
스지자위안의 식지 않는 인기는 중국의 빠른 도시화 진행 속도로 고향에서 부모님들의 소개로 동반자를 만나기 쉽지 않은 환경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젊은 층 대부분이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서 자립적으로 학교에 다니거나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이성 친구를 사귀는데 있어 믿을 만한 중매 사이트에 많이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전통적인 가족이나 사회적 연줄이 사라지면서 많은 남녀가 온라인을 통해 배우자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성비불균형 때문에 중국에서 남성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여성을 만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스지자위안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실시된 한 가구 한자녀 정책 때문에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중국에서는 남녀 성비 불균형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나라 중 한 곳인데 여성 100명당 남성 수는 118명에 이른다.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성 가운데 2400만명이 결혼을 못하고 노총각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2020~2050년에는 남성 15%가 부인을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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