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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입사이야기 특강에 학생들 "시간 낭비"..천편일률적 프로그램, 강의시간과 겹쳐 외면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윤나영 인턴기자]# 올해 졸업 예정인 박모(28ㆍ동국대) 씨는 대학 내 취업센터에서 실시한 취업 특강에 참여했다가 크게 실망했다. 최근 대기업에 입사한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싶었지만 나이 지긋한 강사가 와서 1990년대 입사 이야기만 들려줄 뿐이었다. 박 씨는 "면접을 볼 때 손은 무릎 위에 놓고 옷은 단정히 입으라는 등 사실상 원론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았다"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취업 특강은 시간 낭비로 인식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대다수 대학의 취업센터가 학생들로부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원론 수준에 그치는 취업 관련 강의와 상담, 학생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프로그램 일정 등으로 인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 소재 A대학이 지난해 10월 A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진로ㆍ적성검사에 참여한 비율은 46.6%에 달한 반면 취업센터의 이용률은 11.2%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나 취업에 관심이 많지만 대학의 취업센터에 대한 기대나 만족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무엇보다 대학 취업센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대체로 부실하기 때문이다. 학생들 개개인마다 취업하고자 하는 관심 분야가 다르지만 대학은 가장 보편적인 관심사에 맞춘 천편일률적인 취업 강의를 제공하는 경우가 흔하다. 경희대 4학년 권수영(24) 씨는 "잡지사 기자가 되고 싶지만 관련 정보나 강의를 취업센터에서 제공하지 않는다"며 "취업센터에서 들을 수 있는 강의는 대기업 입사를 위한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전략 등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취업 관련 프로그램도 학생들이 활발히 참여하기 어렵게 짜여져 있다. 강의ㆍ시험 일정 등과 취업 프로그램 일정이 겹쳐 사실상 참석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서울대는 9월 중에 예정된 취업 관련 프로그램을 평일 오후 1시 혹은 3시에 배치했다. 서강대도 평일 오후 1시에 시작하는 취업 특강이 많았다. 대학교 4학년인 김모(29ㆍ서강대) 씨는 "취업 관련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싶어도 일정이 수업 시간과 겹쳐 참석할 수가 없었다"며 "사실상 학생들이 참여하기 힘든 '보여주기 식' 운영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취업센터 이용도가 저조한 것은 대학 측이 애초부터 수요자인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석하지 않은 채 다른 대학과 비슷하게 '구색 맞추기'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서울 B대학의 편입생인 유태균(29) 씨는 "전에 다니던 대학과 현재 대학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입생 최모(28) 씨는 "나름 더 나은 대학이라 생각하고 편입했는데 취업 지원 부분은 그렇지 않아 졸업 후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위해 어렵게 편입을 한 학생들은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성균관대 경력개발센터의 한 관계자는 "사실 학생들의 수요를 일일이 조사하기가 쉽지 않다"며 "수요 조사가 어렵다보니 다른 대학들과 비슷하게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C대학의 취업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의 취업 열기에 학교가 쫓아가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가을학기에는 강의실마다 돌아다니면서 프로그램 홍보와 수요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윤나영 인턴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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