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2위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보유 중인 중국 건설은행 잔여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 투자은행들이 앞다퉈 중국 금융기관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oA는 2005년 건설은행 지분 10%를 총 30억달러(약 3조3003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꾸준히 건설은행 지분을 사들여 2008년 말 20%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2009~2011년 226억달러 규모의 건설은행 지분을 차례로 매각해 지분율이 1%로 줄었다. BoA는 이번 건설은행 잔여 지분 매각으로 15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BoA의 건설은행 잔여 지분 매각으로 한때 중국 대형 은행 투자에 발 벗고 나섰던 월스트리트의 대형 투자은행들 모두 보유했던 중국 대형 은행 지분을 팔아치운 셈이다.
지난 5월 골드만삭스도 중국 공상은행(ICBC)의 잔여 지분 11억달러어치를 전량 처분했다. 이로써 골드만삭스는 최근 수년 간 총 6차례에 걸친 ICBC 지분 매각으로 99억달러를 챙겼다. UBS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2009년부터 사들인 중국은행 지분을 차례로 처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중국 은행 투자에서 발을 빼는 것은 경기둔화로 중국 금융권에 대한 향후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실자산으로 중국 대형 은행들의 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다 중국 은행권의 신용경색 위기와 그림자 금융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규모 자본 확충이 뼈대인 은행 규제안 '바젤Ⅲ' 시행을 앞두고 대형 은행들의 자본 조달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의 키스 포그손 파트너는 "월스트리트의 은행들이 중국 은행 투자로 현지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며 "최근 10여년 동안 활기찼던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중국 투자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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