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자동차 노조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연일 파업에 따른 국민적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데다 이달 중순 이후 예정된 노조 집행부 선거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파업 공세를 더 강화하는 한편, 교섭을 병행하며 늦어도 추석 전까지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한다는 방침이다.
사측 또한 노조 파업으로 연일 커지는 생산차질과 브랜드 이미지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과 5일 주야 각 4시간, 하루 8시간의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또한 6일에는 주야 6시간, 하루 12시간의 파업을 실시하고 양재동 본사로 상경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3일 연속 파업에 파업시간도 기존보다 길어졌다.
현대차 노조가 이처럼 파업 공세를 강화한 이유는 빠른 시일 내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추석 이후까지 임단협을 끌고 갈 경우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질 수 있는 데다 이달 예정된 노조 집행부 선거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추석 이전 임단협을 타결한다는 목표"라며 "현 집행부의 임기가 계속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빨리 마무리하고 선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도 교섭을 진행한다.
특히 현 노조 집행부로서는 선거 이전에 임단협을 타결하는 게 유리하다. 재집권을 위해 '임단협 타결'이라는 성과를 조합원들에게 내세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선거가 있었던 2011년에는 차기 집행부가 임단협이 타결된 이후인 11월 말에서야 결정되기도 했다. 한국GM은 올해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여름휴가 직전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노사는 3일까지 교섭을 통해 임금 및 성과급을 제외한 75개 요구안 중 60개 안건을 조율하는 데 성공했다. 통상 임단협이 임금을 제외한 쟁점에서 의견접근을 먼저 이룬 후 막바지에 임금안을 둔 줄다리기를 하는 절차로 이뤄짐을 감안할 때, 교섭도 막바지에 가까워진 셈이다. 사측은 현재 임금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350%+500만원 지급, 목표달성 장려금 300만원 등을 제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 임단협 타결을 위해서는 이번 주 내 노사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일까지 노조의 파업으로 차량 3만8917대를 만들지 못해 7957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기아차 노조도 이날 조별 4시간, 하루 8시간의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기아차는 5일 교섭이 예정돼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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