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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에 역행하는 상법개정안, 전면 재검토 돼야"…한경연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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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상법개정안의 쟁점과 정책방향' 토론회 개최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9월 정기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법개정안이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에 역행하기 때문에 전면 철회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한경연 주최로 열린 '상법개정안의 쟁점과 정책방향' 정책 토론회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의 하나로 정부가 상법개정안을 제안했지만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를 위해서 오히려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부연구위원은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를 위해서 기업들이 안정된 경영권을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상법개정으로 주주민주주의가 강화되면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과 재투자, 중소기업들과 상생은 주주들의 단기이익 추구와 지나친 배당 요구를 어느 정도 통제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신 부연구위원은 또 "창조경제를 위한 창조와 혁신, 이를 제품화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러한 시간을 참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자본'(Patient Capital)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과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상법 개정안에 포함한 4개의 제도가 공약사항이어서 무조건 실행해야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정작 봐야할 달, 즉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는 보지 않고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개수가 몇 개여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송양호 전북대 교수는 '집행임원제 의무화'와 관련 발제를 통해 "기업지배구조와 경영지배구조의 정답은 없다"면서 "기업 경영지배구조는 기업의 업태와 규모에 따라 기업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겨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행임원제를 의무화 하는 것은 경영지배구조의 의무화를 통한 사적자치원리의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감시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집행임원 의무화를 통해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기업구조의 특징인 도전적인 기업경영과 장기적 안목의 경영기능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기업 지배구조는 개별 기업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발표에 나선 최승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주주총회 전자투표 의무화 및 다중 대표 소송제 도입'과 관련 발제를 통해 "다중대표소송은 실제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에서도 매우 제한된 요건 하에서만 사용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모회사가 자회사를 100% 지배하는 완전 모자회사인 경우에 국한하여 입법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개정안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은 정부가 입법예고한 상법개정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산은지주 준법감시인인 이종건 변호사는 상법개정안이 위헌적 요소가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상법개정안이 소수주주의 권리를 급진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대주주의 권리를 약화시키고 자칫 경영권을 상실시킬 가능성마저 있다"면서 "기업 경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받으며 기업의 성장 발전에 매진해야 할 대주주와 경영자들이 경영권을 위협받게 된다면 결국 기업 성장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상무인 배정환 변호사는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헌법 제119조) 기업의 경영에 대한 통제나 관리를 가급적 제한한다(헌법 제126조)는 헌법 원칙에 맞게 공익적 요청이 강력해 상법의 개입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가급적 회사를 어떤 구조로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는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변호사협회장인 백승재 변호사는 "집중투표제와 집행임원제는 개별 기업들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임 의무화는 대주주의 이사 선임권을 제한하는 성격이 있으므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변호사는 전자투표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에만 의무 적용토록 하고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실질적으로 단일한 회사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학계에서도 상법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옥렬 서울대 교수는 "상법은 이사의 선임에 대한 제한에 있어 극도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으로 지주회사 구조의 기업집단에서는 경영권을 상실할 우려도 있는 만큼 근본적으로는 감사위원 선임 시 3% 의결권 제한 부분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심영 연세대 교수는 "회사기관의 설치는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만 강제하고 그 밖의 것은 회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다양한 형태의 회사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대주주에 대한 통제는 주주총회를 활성화해 대주주가 소수주주에게 경영방향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는 절차 확립을 통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태진 고려대 교수는 "2011년 개정 상법이 경제계에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또 다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시안을 제시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성급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상법개정안 전반에 반대하지만 최근 들어 최근 법무부 장관이 상법의 개정에서 기업의 입장도 고려하도록 담당 부서를 독려한 것은 화합과 소통의 차원에서 참으로 다행"이라며 "상법 개정안에 대한 합리적인 수정안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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