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독일은 불과 1년 전 다리를 절뚝거리며 갔던 곳이었다. 꿈을 이룬 만큼 최선을 다해 뛰고 싶다."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홍정호는 2일 오후 A대표팀 합류를 위해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했다. K리그 및 J리그 선수들이 오전에 이미 소집을 마친데 반해, 홍정호는 이날 오후 2시가 훌쩍 넘어서야 다른 해외파 선수들과 함께 파주NFC에 도착했다. 아우크스부르크와의 계약 관계로 독일에서 뒤늦게 귀국 비행기에 오른 것.
한국인 중앙 수비수로서는 최초로 독일 1부 리그 무대에 진출한 기쁨 덕분이었을까. 장시간 비행과 바쁜 일정에도 홍정호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더 많은 한국 중앙수비수들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도록 내가 잘해야 한다"라며 ""책임감을 갖고 처음 축구를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겠다"라고 밝혔다.
아우크스부르크 구단 관계자들과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묻는 말에는 "구자철과 지동원이 워낙 잘해서 그런지 내게 거는 기대가 커 보였다"라며 "이전 선수들에게 폐 끼치는 일이 없으려면 적응을 잘 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홍정호는 지난해 4월 무릎부상을 당해 약 1년 간 그라운드를 떠났다. 고대했던 런던올림픽 무대도 밟지 못했다. 그는 수술과 재활을 독일을 찾았고, 당시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던 구자철의 집에서 함께 지냈다. 자연스레 아우크스부르크 등 분데스리가 경기를 자주 보게 되었고, 독일 진출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런 그였기에, 이번 아우크스부르크를 오가는 비행기 안에서 느꼈을 감회도 남달랐다. 홍정호는 "독일은 불과 1년 전 치료를 위해 절뚝거리며 찾아갔던 곳"이라며 "이번에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 가게 되니 기분이 새롭더라"라고 쑥쓰럽게 웃었다. 이어 "독일 무대를 보며 '언젠간 여기서 꼭 뛰고 싶다'란 꿈을 꿨던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라고 말했다.
홍정호는 지난달 28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허리에 타박상을 입고 조기에 교체된 바 있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다가올 두 차례 A매치에서의 활약 여부도 아직 미지수. 그는 "빨리 물리치료를 받았으면 상태가 괜찮았을 텐데, 이적 협상을 서두르느라 약만 먹고 독일에 다녀와서 회복이 늦어졌다"라며 "그래도 대표팀에 합류했으니 할 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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