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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컨슈머 대책 5개월째 논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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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소비자단체, 용어 정의 합의 못해…당국, 내년초 기준안 마련

[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은행들이 악성 소비자인 '블랙컨슈머'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여전히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올해 초 당국과 은행권은 블랙컨슈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블랙컨슈머의 정의를 놓고 소비자단체 등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5개월째 뾰족한 대응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올해 초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블랙컨슈머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소비자단체와 권익위원회로부터 반발을 샀다. 소비자권익과 충돌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정당한 소비자 권리를 요구하는 고객들도 단지 자주 전화를 하거나 불쾌한 말투로 전화를 걸었단 이유로 블랙컨슈머로 내몰릴 여지가 있다"면서 "민원을 받는 입장인 금융사가 자의적으로 블랙컨슈머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섣불리 나설 수 없게 되자 칼자루를 은행권으로 넘겼지만 은행들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3월께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블랙컨슈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기로 했지만 그동안 원론적인 논의만 있었을 뿐 TF는 꾸려지지 않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 담당자들이 서너 차례 모여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생각보다 일이 크고 반발이 예상돼 일단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블랙컨슈머는 악의적인 업무방해 행위나 폭언·욕설 등으로 은행직원뿐 아니라 일반 고객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악성 민원고객을 말한다. 은행권에서는 블랙컨슈머가 약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블랙컨슈머에 대한 명시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고객과 은행 민원담당 직원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 자체적으로 명시된 가이드라인은 없어 악성 민원도 일단 수용하면서 일을 처리해주고 있어 민원담당 직원들의 고충이 크다"며 "블랙컨슈머로 인해 일반고객의 민원처리가 늦어져 전반적으로 은행 민원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민원고객과 금융사를 중재하는 민간위원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소비자단체들이 협회나 당국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 문제 된다면 민간 차원의 중재기구가 나서는 방안도 있다"면서 "소비자가 금융사로부터 블랙컨슈머로 부당하게 취급받는 것을 중재하고 금융사로부터 악성 민원고객이 블랙컨슈머인지 심사하는 민간위원회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당국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 권한은 없다"며 "연말까지 올해 은행민원발생평가서를 검토한 후 내년 초께 블랙컨슈머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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