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대표 "국정원 대선 개입·내란음모는 별개" 선긋기...통진당은 녹취록 조작 주장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나주석 기자]정치권의 '이석기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가정보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이 의원 등 동부연합 조직원들의 발언 녹취록이 공개됐다. 하지만 이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김재연 의원은 한 라디오에 나와 국정원의 녹취록은 조작된 것이라고 국정원의 혐의 내용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국정원과 검찰이 공개한 경기동부연합 조직원들의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이들은 혁명조직 모임에서 "전쟁을 준비하자", "유사시에 국가 기간시설을 타격하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돼 있다.
◆ 국회 체포동의안 통과될까=이 의원이 이른 시일 내에 국정원 조사를 받기 위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의 체포동의가 필요하다. 현역의원이 회기 중에는 현행범이 아닌 경우 불체포특권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는 8월 임시국회가 열려있고, 9월 정기국회를 앞둔 상황이다. 국회 동의가 없으면 이 의원에 대한 구속은 회기가 끝나는 12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국회 의사국은 "8월 임시국회가 소집되면 9월 정기국회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사이에도 공백은 없다"고 설명했다.
회기 중에는 구속영장 발부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영장을 청구받은 법원이 체포동의서를 검찰에 보내면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이 국회에 동의를 구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체포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72시간 내에 표결을 거쳐야 한다.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법원은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한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수사를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체포동의안이 상정되면 어렵지 않게 통과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통진당 주도 촛불집회 불참'을 결정한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과 최근 내란음모 사건은 별개의 건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을 거부하거나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일 경우 자칫 '이석기 역풍'을 맞을까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이석기, 무슨 말 했나=이 의원은 RO모임에서 모두강연을 통해 "남녘의 혁명가는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과연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은 뒤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6kg 미만의 최소 경량화 해서 핵무기로 개발할 수 있는 나라가 전 세계 3~4개밖에 안된다고 그런다"며 "이번에 이룬 게 엄청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의원은 이어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 정규전의 전면전이 아닌 비정규전 이런 상태가 앞으로 전개가 될 것"이라며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ㆍ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하면 물질ㆍ기술적 준비 체계를 반드시 구책해야 한다"면서 "이미 전쟁으로 가고 있다는 것, 새 형태의 전쟁이라는 것"이라는 설명을 더했다.
이 의원은 "여기 동지들이 영리만 따지지 말고 즉각 전투태세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건데 동지들은 준비가 잘 됐느냐"면서 "실질적인 내용으로 물질적으로 강력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당장 준비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이 자리에서"무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며 "지역별로 잘 파악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무엇이 있는지, 예를 들면 폭탄을 제조하는데 있어 거기에 내가 참여하는데 있어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우리가 추천하고 참여하면 되는 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혜화ㆍ분당 통신시설과 철도, 정유시설, 화약고 등에 대한 타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의견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은 "팀을 예비역(군인) 중심으로 꾸리고 군사 매뉴얼을 진행하는데 우리의 매뉴얼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연락체계, 후방교란, 무장과 파괴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팀을 구성하고 대응책을 준비해가야 한다"고 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