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착공 여부도 불투명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 2009년 12월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 총괄 대표로 취임하면서 신세계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이후 롯데와 신세계의 유통전쟁은 더 치열해졌고, 지난해 롯데쇼핑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점해 있는 인천종합터미널을 인천시로부터 사들이면서 신세계는 패닉에 빠졌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1조250억원의 자금을 동원해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 지분 60%를 매입했다.
# 지난해 10월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개점 82주년 기념식에서 센트럴시티에 있는 강남점을 2015년 전국 1위 점포로 등극시키고, 2020년 전체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신세계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2001년 10월 개점한 강남점은 롯데 본점에 이어 국내 2위 점포로 지난해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박 전 대표는 강남점 증축을 통해 매장면적을 넓히고 센트럴시티 내의 호텔과 터미널, 기타 임대 시설과의 복합개발을 통해 2015년 강남점 매출 1조8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증축을 통해 2015년까지 강남점을 전국 1위 점포로 키우겠다는 신세계백화점의 계획이 암초에 걸렸다. 센트럴시티 최대주주로 올라선 지 1년이 다 됐지만 강남점 증축을 위한 건축 인ㆍ허가 절차 착수는 고사하고, 건축 심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와 서초구청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증축과 관련해 아직까지 건축 인ㆍ허가는 물론 건축 심의에도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건축 심의는 인ㆍ허가 전 단계로 건축주는 구청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만 인ㆍ허가 신청을 할 수 있다. 특히 도심 한복판 대형백화점은 도시계획시설이라 교통영향평가 등 인ㆍ허가 접수 이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심의에서 인ㆍ허가까지 얼마의 기간이 걸린다고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도시계획시설의 경우 도시계획시설변경인가 등 거쳐야할 절차가 많아 물흐르듯 진척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본관과 JW메리어트호텔 사이의 호남선터미널 상부 4~5개층을 수직 증축해 매장면적을 2만㎡ 늘리고 증축되는 부분을 본관 건물과 통로로 연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적은 지난해 10월 밝힌 1만5000㎡보다 5000㎡ 늘어났다. 증축이 완료되면 강남점의 전체 영업면적은 7만7120㎡로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현재 일정대로라면 강남점 증축공사는 내년 착공도 불투명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몇년 내에 강남점 증축공사에 착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센트럴시티 내 상인들과의 복잡한 권리관계는 물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대형백화점의 인ㆍ허가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센트럴시티측과 (증축에 대해) 공감하고 합의한 상태"라며 "건축 심의와 교통영향평가 등에 대한 내부의사결정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증축 공사 착공시기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센트럴시티에는 신세계백화점과 호남선터미널, JW메리어트 호텔, 영화관 메가박스 등이 입점해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