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시내 대형건물 냉각탑, 목욕탕·찜질방 등에서 사용하는 물에서 급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균'이 대거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대형건물 냉각탑, 목욕탕 및 찜질방 탕내온수 등 333개소를 대상으로 레지오넬라균 서식 여부를 조사한 결과, 846건 중 약 10%인 80건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 별로는 목욕탕 및 찜질방은 324건 검사해 46건이 검출돼 가장 건수가 많았다. 이어 대형건물 냉각탑의 경우 82건 검사해 12건이 검출되는 등 오염된 비율이 높았다. 종합병원 10건, 백화점 및 대형쇼핑센터 9건, 요양병원 3건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인복지시설(74건), 분수대(15건)에서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시는 이번 검사를 통해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80건에 대해서는 건물주(관리자)에게 청소 및 살균 소독 실행을 지시하고 재검사를 진행 중이다.
레지오넬라균은 따뜻하고 습기 찬 환경에서 잘 번식하며, 대형건물의 냉각탑수, 목욕탕 등 샤워기, 수도꼭지 등의 오염된 물 속에서 균이 서식하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사람에서 사람으로는 직접 전파되지 않으나, 주로 만성 폐질환자, 당뇨, 고혈압환자, 흡연자, 면역력 저하 환자 등이 감염돼 폐렴 또는 독감 등 급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지난 20일 기준 전국 환자 발생수는 15명으로 이 중 5명은 서울이었다.
김창보 시 보건정책관은 "이번 검사 결과를 통해 균이 주로 검출된 목욕탕과 찜질방 등은 배관 청소와 소독을 더욱 깨끗이해 냉·온 수도전이나 샤워기에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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