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시가 이달말부터 8월 말까지 대형건물, 목욕탕, 찜질방, 종합병원 등 다중이용시설 400곳을 대상으로 여름철 유행하는 호흡기 전염병인 '레지오넬라균' 검사를 실시한다.
레지오넬라균은 따뜻하고 습기 찬 환경(pH 7.2~8.3, 온도 25~45℃)에서 잘 번식하며, 대형건물의 냉각탑수, 샤워기, 수도꼭지 등의 오염된 물속의 균이 호흡기를 통하여 감염된다. 단, 사람에서 사람으로는 직접 전파되지는 않는다.
서울시가 실시하는 하절기 대비 이번 점검 대상은 5000㎡ 이상 건물, 330㎡ 이상 목욕탕, 330㎡ 이상 찜질방, 백화점 및 대형쇼핑센터, 2000㎡ 이상의 숙박시설, 종합병원, 요양병원, 어르신 복지시설, 분수대 등이다. 서울시는 각 자치구로부터 의뢰받은 대형 건물의 냉각탑수 및 목욕탕 냉·온수 등 다중이용시설의 대해 검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준 초과로 나타난 시설은 소독기준에 따라 소독을 실시한 후 재검사를 받아야 하며, 특히 2011년과 지난해 점검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던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사전교육을 시행해 레지오넬라균이 번식하지 못하게 할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다중이용시설 425곳 1033건의 검체를 검사해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목욕탕 49곳, 대형건물 33곳, 백화점 및 쇼핑센터 22곳, 병원 16곳, 기타 분수대 등 2곳에 대해 2~3주의 청소 및 소독 등 시정조치 기간을 거친 후 재검사한 결과 모두 바람직한 수치로 개선된 바 있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해 서울에는 하절기 4명, 봄·가을 산발적으로 3명 등 총 7명이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의 레지오넬라균 환자의 28%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전국 레지오넬라균 검체 2691건 중 서울에서 1260건(46.8%)을 검사했으며, 지난해 전국 2997건 대비 서울이 1033건을 수행해 34.5%의 검사율을 보였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된 경우 조기에 발견되면 완쾌되지만 폐렴이 동반되는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5~30%의 치명률을 보이므로, 만성 폐질환자, 당뇨, 고혈압환자, 흡연자, 면역력 저하 환자 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명률(致命率)이란 어떤 질환에 의한 사망자수를 그 질환의 환자수로 나눈 것이다. 발열,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한 레지오넬라증이 의심되는 경우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의료기관은 (의사)환자 진료 시 관할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목욕탕과 찜질방은 배관 청소와 소독을 주기적으로 해야만 냉?온수도전이나 샤워기에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을 없앨 수 있다” 며 “레지오넬라증 예방관리 강화를 위하여 연중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