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하며 '불황 없는 나라'로 불리던 호주의 경제가 심상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경기둔화로 호주 경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최대 건축자재 생산업체 보랄은 2012~2013회계연도(2012년 7월~2013년 6월)에 2억1210만호주달러(약 21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의 78%가 호주에서 비롯되는 보랄은 최근 자국 내 건설경기 위축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보랄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직원 800명을 해고하고 일부 생산공장의 문을 닫았다.
중국발 원자재 붐으로 성장세를 누린 호주는 최근 중국의 경기둔화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냉각되자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중국이 왕성하게 호주산 원자재를 사준 덕에 호주 경제는 지난해 3.6%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호주는 올해 1·4분기 2.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25%로 낮아졌다.
호주 정부는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낮추면서 경기부양에 나섰다. 호주의 기준금리는 2.5%로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전문가들은 연속적인 금리인하가 호주 경제의 펀더멘털이 약해졌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캐인 보랄 최고경영자(CEO)는 "정부의 부양책에도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호주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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