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다. 밀양 송전탑 갈등 해결이라는 최대 현안을 잠시 뒤로 하고 '절전'과 한판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평소 더위를 잘 타지 않는 조 사장은 집무실에 있는 선풍기도 잘 켜지 않는다.
한전 사장으로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렇다고 많지는 않다. 한전과 수요 관리 약정을 맺은 기업체를 찾아가 "이번에는 꼭 참여해 달라"는 부탁만 거듭할 뿐이다.
조 사장은 여름철 전력 수급 비상 대책이 시작된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수요 관리 참여 업체를 방문하는 데에만 9일을 할애했다. '전력 수요 관리'라는 단 한 가지 이슈를 위해 공공기관 사장이 9일의 시간을 내 현장을 직접 찾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ㆍ수도권 지역 외에도 충북 오창(LG화학)ㆍ강원 원주(KCC)ㆍ충남 당진(현대제철) 등 전국을 누볐다. 방문한 업체 수는 14곳이다.
지난 6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 사장은 정부의 절전 규제를 100% 이행해준 현대제철에 고마움을 표했다. 전력 수급 최대 위기 기간으로 예측했던 12일에는 강남역 인근의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가락건설, GS타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상황실 또는 전기실을 직접 방문해 담당자들을 독려하고 절전 참여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지난 6월18일 경기도 하남에 있는 수자원공사를 방문하고선 "공공기관은 지난해 말부터 지원금 지급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간예고 수요조정' 약정을 체결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앞서 같은 달 10일에는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부하변동이 적고 24시간 가동하는 화학 업종임에도 절전 규제를 100% 이행한 사실을 격려하고 지속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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