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이집트 군경이 14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에 대한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빚어진 유혈충돌로 최소한 27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이집트 보건부가 발표했다.
보건부 무함마드 파탈라 대변인은 이날 카이로의 무르시 지지자들의 최대 집결지인 라바 광장에서 6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파탈라 대변인은 카이로의 다른 시위대 집결지인 나흐다 광장에서도 21명이 숨졌고 카이로 남쪽 헬완에서 18명, 나머지는 여러 주(州)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확인했다.
파탈라 대변인은 경찰 43명도 사망했다고 덧붙였고 부상자는 1400명을 훨씬 넘어섰다고 말했다.
반면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슬림형제단은 카이로의 두 집결지에서만 시위 군중 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약 9000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미국 정부는 이집트 과도정부의 무력시위 진압에 따른 유혈사태와 비상사태 선포를 강하게 비판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 직접 나와 이집트 군부의 조기 선거 시행과 모든 당사자 간 추가 폭력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이집트 국민의 평화 및 민주주의를 향한 여망에 역행하는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과도정부와 군부는 모든 정파에 헌법 개정이나 내각 구성, 대통령 선거 실시 등 상황을 해결하고 평화를 진전시킬 건설적인 방안을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은 이어 이집트 과도정부가 발동한 국가 비상사태를 조속히 끝내라고 촉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내는 매사추세츠주 휴양지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집트 시위대를 상대로 한 폭력 사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폭력은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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