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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M 체질로 성장한 경제, '대만 브랜드' 만들기 힙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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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오랫동안 해외기업 위탁생산…글로벌 브랜드 100위권 全無
반면 삼성·현대 등 한국기업들 '글로벌화' 성공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위탁생산 허브로 발돋움한 대만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만 업체들의 '글로벌화' 전략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삼성·현대 등 세계적인 기업을 낳은 한국과 비교된다고 최근 소개했다.


대만 기업들은 세계 노트북 컴퓨터 생산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는 대만 업체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휴렛패커드(HP)와 델 같은 글로벌 기업들 이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미국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의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 순위 조사에서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대만 기업은 하나도 없다. 2011년 조사에서 턱걸이로 포함됐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도 지난해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대만 정부는 대대적인 브랜드 제고 프로젝트인 '브랜딩 타이완'을 추진하고 있다. 유망한 자국 기업을 발굴해 효과적인 브랜드화 전략도 제공해준다.


HTC와 개인용 컴퓨터(PC) 메이커 에이서가 최근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과 광고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HTC는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1200만달러(약 134억1000만원)에 2년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서는 드라마 '24시'로 유명한 배우 키퍼 서덜랜드와 영화 '트랜스포머'의 여주인공 메간 폭스를 기용해 대대적인 광고에 나섰다. 미 박스오피스 1위 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협찬을 통해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할리우드와 손잡기가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가시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 대신 지나친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기업의 출혈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HTC는 올해 들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HTC 원'으로 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이 냉랭하다. HTC의 올해 2·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0% 급락했다. 3분기에는 영업손실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서도 비용 급증으로 2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기업 브랜딩'에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브랜드 순위 조사에서 삼성은 도요타·벤츠·BMW를 제치고 9위에 올랐다. 현대차가 53위, 기아차는 87위다.


특히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효율적인 글로벌 브랜딩 작업 덕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대만 컨설팅 업체 DDG의 마크 스토커 국장은 "해외 기업들을 보조만 해온 대만 기업의 홀로서기에 한계가 있다"며 "위탁생산 업체로서 쌓은 명성은 역으로 대만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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