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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의 행복한 다이어트]양파, 어디까지 까봤니?

시계아이콘01분 58초 소요

“양파 같은 여자가 되어라.”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음직한 말이다. 늘 같은 모습만 보여주는 것보다는 가끔씩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신비로운 여자가 더 매력적이라는 말일까? 까도까도 속을 알 수 없는 양파와 뭇 남성을 설레게 하는 미묘한 느낌의 여자는 좀 닮아있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실제로 양파를 섭취하는 것으로도 건강과 아름다움에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다.

양파의 효능과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양파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식품이었다. 우리 조상들이 문자가 발명되기 전부터 야생 양파를 섭취했다는 사실에서 양파의 역사는 선사시대에까지 거스를 수 있을 것이다.


까도까도 하얀 속이 나오는 양파는 이집트에서 ‘영원성’을 상징해, 이집트인들의 숭배의 대상이었다. 때문에 피라미드 내부 벽이나 고대 왕국, 신 왕국 모두의 무덤에서 양파 그림을 볼 수 있다. 인도나 로마의 역사에서도 양파의 무궁무진한 효능에 대해 자세히 기록해 놓은 것으로 보아, 영양학적인 근거를 밝히지 못한 상황에서도 양파에 대한 관심은 두드러졌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앙파즙이 상품화 되었고, ‘양파 와인’이 일대 붐을 일으켰다. 양파와 와인은 언뜻 생각하기에 참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 그 유행의 근거는 건강을 위한다는 이유다.


우선,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와인’은 고가의 상품으로 사람들에게 보편화된 술은 아니었다. 그런데 일본 만화인 ‘신의 물방울’이란 작품이 국내에까지 붐을 일으켰고, 와인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강조되면서 대형마트에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 코너가 마련되어 점점 친숙한 주류가 되어갔다.


양파와인은 적포도주에 양파를 썰어서 담아 2~3일 실온에 숙성시키기만 하면 끝이다. 서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양파와인을 마셨는데, 마늘의 냄새를 싫어하는 서구인들이 건강에 좋다는 유황 함유성분을 섭취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양파와인이었을지도 모른다. ‘양파와인’은 손발이 따뜻해지고 혈관이 튼튼해지며 밤에 신경을 안정시켜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체온이 올라감으로 인해 신진대사 활동이 원활해지고, 피부노폐물을 배출해주는 해독작용울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양파를 즐겨 섭취한다. 한식 국제화에 한 몫을 담당했던 김치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할 때마다 김치 속에 첨가된 양파는 메인 주자의 하나이다. 다시 말하면 최근 인터넷을 달구는 양파와인을 애써 일부러 섭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와인의 향과 맛을 죽이면서 건강에 좋은 양파와인의 쓴 맛을 굳이 감당할 필요가 있을까? 양파의 건강 유효 성분들은 유화프로필을 제외하면 조리를 통한 가열과정에서 아주 손실되지는 않으므로 익힌 양파를 먹어도 크게 상관없다.


웰빙을 추구하는 건강시대에서 우리는 남들이 좋다면 한 번 쯤 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우리의 상차림에는 생양파에서 국, 찌개와 나물까지 반찬의 대부분에 양파를 첨가한다. 한편 한 번 쯤 분위기를 내려면 와인을 찾는다. 따로따로 먹어도 우리는 와인의 항산화 성분과 양파의 건강필수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술이 당기는 어느 밤, 소주를 찾아 마시는 대신 한두 잔의 양파와인을 마신다면 그건 음주의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다.


최근 관심이 고조되는 양파의 항암작용 및 고지혈증 예방효과 등은 황화아릴류의 매운 성분 때문이다. 또한 양파 겉껍질에 들어 있는 퀘르세틴 성분이 세포 손상과 노화 및 부패를 막는 강력한 항산화효과를 내고, 양파에 들어 있는 혈당강하 물질이 양파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혈당수치를 낮추어주기도 한다. 양파의 다양한 기능이 연구발표로 보고되면서 건강과 아름다움을 지키는 식품이 되었다.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신체활동량이 현저히 줄은 반면, 먹을거리는 매우 풍부한 환경에 놓여 있고, 적당한 운동과 일상 속에서 가능한 음식의 균형있는 섭취가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거기에 우리네 상차림과 친근한 양파는 기존의 조리법 범위를 넘어서 양파즙, 양파 피클, 수프, 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리법으로 우리 생활 속에게 자리 잡았다. 수천 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섭취해온 양파, 매운맛을 사랑하는 우리와 찰떡궁합인 양파는 한국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반가운 선물이 아닐까?


전형주 장안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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