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직장인 이주현(31ㆍ여)씨는 요즘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날이 잦아졌다. 계속된 장마와 집중호우로 번거롭게 식당까지 가서 먹는 것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 장마가 끝난 이후 시작된 폭염과 비싸진 식당 음식도 편의점 도시락을 찾게 한 이유 중 하나. 이 씨는 "비 때문에 나가기 귀찮았는데 이제는 폭염 때문에 그냥 사무실 1층 편의점 도시락을 사먹는다. 일반 식당보다 훨씬 싸고 메뉴도 다양해 주변 동료들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장 장마에 이은 폭염,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으로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이 바뀌고 있다.
폭우가 내리는 날이 많아 외부 활동이 불편해진데다가 야채 값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으면서 편의점의 식사대용식의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U의 지난 7월1일부터 지난 8일까지 전체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44.8% 신장했다. 특히 장마가 시작된 지난 7월 첫째주는 51.5%까지 늘었다.
GS25 역시 같은 기간 도시락 매출이 27.2% 증가했다. 즉석죽, 즉석밥 25.3%, 주먹밥 20.9%, 햄버거도 25.4% 각각 신장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도시락 매출이 37.8%로 신장했고 김밥과 삼각김밥도 각각 11.2%, 10.9% 신장했다.
세븐일레븐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소반' 상품들의 매출도 출시한 지난 5월 대비 34.6% 올랐다. 묵은지참치 덮밥 소스가 51.4%, 묵은지 김치찌개가 48.2%로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멸치볶음, 무말랭이 같은 반찬 매출도 20.5% 증가했다.
이처럼 도시락 매출이 휴가철임에도 불구, 크게 증가한 것은 날씨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7월부터 폭우가 내리는 날이 많아 외부 활동이 불편해진데다 장마가 끝난 이후 폭염이 시작되면서 아예 가까운 편의점 도시락으로 사무실에서 간편히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 것.
또한 야채 값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으면서 1인가구들이 편의점의 식사대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 점도 매출 신장에 원인으로 작용했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편의점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먹을거리에 쉽게 싫증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같은 상품, 다른 구성의 상품을 선보임으로써 고객들의 구매 빈도를 더욱 높인 것.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7월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라 도시락 매출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폭우 및 폭염의 영향으로 되레 매출이 늘어났다"며 "도시락이나 식사대용 간편식 위주로 진열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편의점 도시락이 3000원이 넘으면 시장에서 외면 당할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가격에 대한 괴리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편의점들이 저렴한 가격에 품질을 업그레이드한 도시락들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한끼 식사를 해결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크게 늘어났다.
황지선 CU MD(간편식품팀)는 "작년부터 펼친 편의점 도시락 업그레이드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도시락 성장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매우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도시락 메뉴를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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