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영업이익률 9.73%…전년 동기 보다 3.45%p 올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상위 제약사들이 지난해 4월 시행된 일괄 약가인하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약가인하 당시 6%대로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이 올 상반기 10%대 가까이 뛰어올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 등 상위 제약사 5곳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9.73%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률 9.73%는 1000원 어치 제품을 팔아 97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28%) 보다 3.45%p나 높은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에는 4월 단행된 약가인하의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약값 변화에 따른 준비 탓에 손해를 감수했던 1분기에 이어 주요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연이어 '반토막' 난 것.
하지만 올해 들어 주요 제약사들이 실적 개선을 보이며 약가인하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영업이익률 그래프는 2011년 상반기 8.77%에서 약가인하가 있었던 지난해 상반기 6.28%로 떨어졌다가 올해 9.73%로 반등했다. 뿐만 아니라 약가인하가 시작되기 전인 재작년 보다 1%p 가량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지표 하나만으로 속단하기는 어려우나 지난해에 비해 수치상 흐름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약가인하 후 국내 영업이 어려워지고 영업이익이 줄어 해외수출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기준 상위 제약사 5곳의 영업이익률을 각각 따져보면, 종근당이 12.9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웅제약(11.98%), 한미약품(8.40%), 녹십자(7.50%), 유한양행(5.42%) 등의 순이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유한양행이 4517억원으로 1위지만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유한양행의 상품 매출 비중 때문. 유한양행은 수년간 다국적 제약사에 로열티를 주며 의약품 판매를 대행해주는 사업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상품 매출 비중은 2008년 41.7%에서 2011년 52.1%, 지난해 62.4%까지 껑충 뛰었다. 상품 매출이 증가하면 매출 즉, 외형 성장에는 득이 되지만 의존도가 높으면 영업이익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유한양행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45억원으로 상위 제약사 5곳 중 가장 낮았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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