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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빌로우, 프로야구 안착의 열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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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빌로우, 프로야구 안착의 열쇠는? 듀웨인 빌로우[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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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지난달 31일 퇴출한 앤서니 르루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왼손투수 듀웨인 빌로우를 데려왔다. 외국인선수 몸값 폭등으로 구단들이 구인난을 겪는단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영입이다. KIA는 6일 현재 39승 2무 40패로 6위다. 4위 두산(47승 2무 38패)과의 격차는 5경기. 코너에 몰린 그들에게 빌로우는 충분히 구세주로 떠오를 수 있다.

밑바닥에서 메이저리거로


미시건 주 브리튼 출신의 빌로우는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562번으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았다. 어릴 적부터 디트로이트의 팬이었던 그에겐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디트로이트는 계약금으로 1만5천 달러를 지급했다. 중남미 선수들이나 받을 법한 적은 액수였다. 마이너리거 평가에서 공신력을 인정받는 존 시켈스의 평가도 좋지 않았다. 재능 점수로 C를 내렸다. 빅리거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가에게 돌아가는 최저평점이었다.

박한 평에도 빌로우는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갔다. 그리고 2007년 싱글A에서 145.2이닝을 던지며 160개의 삼진을 잡았다. 그해 디트로이트 구단은 그를 ‘올해의 마이너리거’로 선정했다. 하지만 빌로우는 하이 싱글A에서 9이닝 당 4.67개의 볼넷(BB/9)을 내주며 불안한 제구를 노출했다. 부상 악령에도 시달렸다. 2009년 5월 25일 팔꿈치통증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정밀진단에서 팔꿈치인대 일부가 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월 5일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빌로우는 결국 시즌을 마감했다.


이듬해 더블A 이리에에서 출발한 빌로우는 7승 12패 평균자책점 4.93를 남겼다. 평범한 성적에선 중요한 변화가 발견됐다. 볼넷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BB/9는 2.64였다. 이듬해 트리플A에서도 수치는 2.90개로 많지 않았다. 9이닝 당 피홈런(HR/9)이 0.9개였을 만큼 장타도 내주지 않았다. 디트로이트는 7월 20일 그를 메이저리그로 승격시켰다.


당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 빌로우는 5이닝 5피안타 1볼넷 3실점(1자책)의 호투를 펼쳤다. 이후 14경기에선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홈런을 2개(HR/9 0.6)밖에 내주지 않았단 점을 제외하면 매력을 어필할 요소가 많지 않았다.


왼손 불펜요원이 필 코크 한 명뿐이던 디트로이트는 지난 시즌 빌로우를 추격조로 기용했다. 27경기에서 46.1이닝을 소화하며 남긴 성적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3.88. BB/9을 1.55까지 낮추며 비교적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디트로이트는 그를 주요 자원으로 여기지 않았다. 왼손타자 상대 성적이 부진해서였다. 피안타율 0.296 피OPS 0.727는 구단의 기대와 거리가 먼 기록이었다.


오른손타자를 상대로 한 성적은 준수했다. 피안타율과 피OPS는 각각 0.253와 0.717이었다. 빌로우는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오른손타자를 곧잘 공략했다. 그럼에도 선발투수로 나서지 못한 건 팀 사정 탓이 컸다. 디트로이트는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덕 피스터, 아니발 산체스, 릭 포셀로, 드류 스마일리 등으로 선발투수진이 가득 차 있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불펜투수였다. 이런 사정은 디트로이트가 왼손 유망주였던 아담 윌크(NC)와 빌로우를 모두 포기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김성훈의 X-파일]빌로우, 프로야구 안착의 열쇠는? 듀웨인 빌로우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디트로이트는 4월 24일 빌로우를 지명할당(DFA)했다. 다음날 마이애미 말린스는 클레임을 걸고 빌로우를 영입했다. 리키 놀라스코(로스엔젤레스 다저스), 케빈 슬로위 외에 믿을만한 자원이 없어 그를 선발투수로 키우려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마이애미는 43승 67패의 처참한 성적에도 나름 굳건한 선발진을 자랑한다. 1선발 놀라스코의 이적에도 호세 페르난데스, 톰 콜러, 제이콥 터너, 알렉스 사나비아 등이 무난하게 자리를 메우고 있다.


빅리그 콜 업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타자 친화구장이 많은 퍼시픽코스트리그(PCL)에서 뛰면서도 빌로우는 최근까지 한 차원 성장한 투구를 선보였다. 트리플A 뉴올리언스에서 13경기에 선발 등판, 71이닝을 동안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했다. HR/9과 BB/9은 각각 0.36과 2.55개에 불과했다. 피안타율이 0.270으로 조금 올랐지만 타자 친화구장이 즐비한 PCL에서 장타 허용을 최소화했단 점은 피칭이 한층 더 발전했음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하나 더 있다. 땅볼/뜬공 비율(GO/AO)이 0.65에 불과했다. 타구가 외야로 뻗어나가면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PCL에서 팝 아웃을 많이 유도했단 뜻이다.


빌로우의 구종


빌로우는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던진다. 패스트볼은 올 시즌 평균 시속 145.2km를 찍었다. 선발로 등판할 땐 이보다 2~3km정도가 느렸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컷 패스트볼의 활용이다. 빅 리그 첫해였던 2011년 그는 포심과 커터 두 종류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평균구속 140.7km의 커터(분당회전수 1141회)는 포심(2318회)에 비해 회전이 덜 걸려 슬라이더에 가까운 궤적을 띄었다. 커터는 타자들의 헛스윙을 한 개도 이끌지 못했으나 피안타율 0.154, 피장타율 0.154를 기록할 만큼 상당한 위력을 보였다. 구사비율이 낮음에도 구종가치(Pitch Value)는 3.1이었다. 가장 높은 가치의 구종이었다.


타자들은 빌로우의 커터를 쳐 50%의 땅볼과 25%의 내야플라이를 기록했다. 평균 136km의 구속과 564번의 분당회전을 띄는 슬라이더와 어우러져 타자들을 곧잘 괴롭혔다. 회전수가 적은 슬라이더는 종으로 떨어지는 궤적을 보인다. 몸 쪽으로 미끄러지는 커터와 몸 쪽으로 오다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조합은 오른손타자에게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게스 히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빌로우는 지난해부터 커터를 던지지 않고 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추정된다. ▲팔꿈치에 무리를 줄 가능성 ▲구사비율 증가에 따른 패스트볼 구속과 커맨드의 동반감소다. 커터는 손목을 꺾는 동작이 가미되는 투심, 싱커와 달리 중지의 힘만으로 특유 움직임을 만든다. 이 때문에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자주 발견된다. 검지와 중지에 모두 힘을 주고 던지는 패스트볼과 중지에만 힘을 주는 커터는 매커닉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커터를 배우는 과정에서 투수의 직구 구속은 3~6km가량 떨어지기 쉽다. 커맨드가 엉망이 되는 경우도 곧잘 나타난다. 토미존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빅리그에 자리를 잡아야 했던 빌로우는 커터를 스스로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빌로우가 슬라이더와 함께 자신 있게 던진 공은 체인지업이다. 분당회전수 2066회로 직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타자들의 판단력을 제법 흔들 수 있었던 셈. 그러나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2011년과 지난해 피안타율은 각각 0.364과 0.321이었다. 원인은 공의 움직임에 있었다. 오른손타자의 바깥쪽 존에서 급격히 떨어져 다소 밋밋해 보였다. 커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1년과 지난해 각각 0.125와 0.217의 피안타율을 뽐냈으나 각이 예리하지 않아 승부구로 사용하기에 무리가 따랐다.


[김성훈의 X-파일]빌로우, 프로야구 안착의 열쇠는? 앤서니 르루[사진=정재훈 기자]


그렇다면 왼손투수이면서도 왼손타자를 압도하지 못한 원인은 무엇일까. 일부 관계자들은 크게 두 가지를 손꼽는다. ▲왼팔의 높이가 높은 투구 폼에 왼손타자가 공을 보기 편했단 점 ▲바깥쪽 일변도의 볼 배합이다. 물론 전자에는 장점도 있다. 높은 팔 높이와 강한 손목 힘으로 29.7cm의 직구 상하움직임을 창출했다. 하지만 공은 위력적이지 못했다. 제구가 적잖게 가운데로 몰렸다. 떠오르는 위력을 극대화시켜줄 낙차 큰 변화구의 완성도도 떨어졌다. 빌로우는 2011년과 지난해 각각 0.348과 0.278의 직구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빅리그에서 허용한 8개의 홈런 가운데 7개가 직구였단 점은 그가 좋은 상하움직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단 증거다. 올해 트리플A 뉴올리언스에서도 왼손타자 피안타율과 피OPS는 각각 0.309와 0.791이었다.


프로야구 성공의 키는?


빌로우는 KIA를 4강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 완수 여부는 왼손타자 공략에 달릴 가능성이 높다. KIA는 8월 삼성, LG와 두 경기씩을 치른다. 두 팀 공격의 열쇠는 모두 왼손타자가 쥐고 있다. 삼성은 최형우, 채태인, 박한이, 이승엽, LG는 박용택, 이병규, 이진영, 오지환, 김용의 등이다. 빌로우가 두 팀을 잡아준다면 KIA는 반등할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엔 분명한 위험부담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대체 외국인선수는 초반 3경기의 성적에서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다고 한다. 왼손투수라는 이유로 초반부터 막강한 팀과의 경기에 내보내는 건 자칫 도박이 될 수 있다.


삼성에서 6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두 차례 이룬 선동열 감독은 KIA로 돌아와 고전을 거듭한다. 프런트는 빌로우 영입으로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해줬다. 이제 남은 건 선수단이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선 감독은 이미 선발투수로 커리어의 대부분을 보낸 앤서니 르루를 마무리에 배치했다 실패를 맛봤다. 빌로우는 그 실수를 충분히 씻게 해줄 자원이다. 주로 선발투수로 나섰던 그가 오른손타자에 강하단 점을 인지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그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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