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 정부가 이례적으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애플의 손을 잡아주면서 해외언론들은 애플과 삼성의 엇갈린 희비에 주목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3일(현지시간) "애플은 행복하고 삼성은 그렇지 않다"는 제목을 통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애플은 찬사를 보냈고 삼성은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안 뮬러 포스페이턴츠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미 정부의 거부권 행사는 유감스럽게도 필요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뮬러 대표는 "미 정부의 ITC 결정 거부권 행사는 소비자들과 공정한 경쟁을 위한 승리"라면서 "애플의 구형 스마트폰 제품 수입을 금지한 ITC의 결정은 매우 반(反) 경쟁적이고 반(反) 혁신적인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거부권 행사에 대해 "백악관이 개입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거부권 행사를 "애플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는 유럽이나 환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공격적으로 무역 협상을 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의 이익을 지키는 데는 더욱 공격적"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 정부의 개입으로 애플이 삼성과의 전쟁에서 두 번째 승리를 거뒀다"면서 1년 전 미 법원이 애플과 삼성의 특허 소송에서 삼성에 10억달러 배상 판결을 내린 것을 상기시켰다.
더 가디언은 미 정부가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했지만 삼성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마이클 프로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말에 주목했다. 프로만은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이번 결정이 특허 보유자가 구제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법원을 통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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