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중국을 꺾고 '대이변'을 일으켰던 한국 남자 농구가 중동의 강호 이란까지 넘지는 못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이란에 65-76로 패했다.
한국은 조성민이 팀 내 최다인 15점으로 분전했지만, 경기 후반 미국 프로농구(NBA) 피닉스 선즈에서 뛰는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218㎝)에 골밑을 철저히 유린당하며 11점차 패배를 당했다. 하다디는 이날 30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성적 1승1패를 기록했다. 조별리그 각 조 3위까지 12강에 진출하는 가운데, 한국은 조 최약체 말레이시아와의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12강 진출은 무난할 전망이다.
전반전에서 한국은 전날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 했다. 조성민-김민구가 번갈아 가며 외곽포를 터뜨렸고, '막내' 이종현도 분전하며 골밑에 힘을 더했다. 1쿼터를 15-18로 뒤졌던 한국은 2쿼터에서 조성민과 김민구의 3점포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전반은 34-30으로 한국의 우세였다.
3쿼터가 아쉬웠다. 잦은 범실에 야투율마저 크게 떨어지며 좀처럼 점수를 쌓지 못했다. 그 사이 이란은 하다디를 앞세워 기세를 올렸다. 이란의 압도적 높이에 중국전에서 힘을 발휘한 한국의 압박 수비는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한국은 41-51로 크게 뒤진 채 3쿼터를 마쳤다.
한번 넘어간 흐름은 다시 넘어오지 않았다. 한국은 여전히 하다디의 골밑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50-64까지 뒤졌다. 뒤늦게 김민구의 3점슛과 조성민의 가로채기에 이은 레이업슛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끝내 한국은 두자리 점수 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한편 한국의 다음 상대인 말레이시아는 같은 날 중국에 22-113으로 완패를 당했다. 말레이시아는 전날도 이란에 25-115의 100점 차 대패를 당한 바 있다. 한국 역시 손쉬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예선 최종 경기인 말레이시아전은 3일 오후 12시(한국시각) 열린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