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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머릿속을 펼쳐놓은 공간...'애니 월드' 지브리미술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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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00명이 찾는 도쿄도의 명물, 만화 속 캐릭터가 현실로 살아가는 곳

'미야자키 하야오'의 머릿속을 펼쳐놓은 공간...'애니 월드' 지브리미술관을 가다 숲 속에 둘러쌓인 지브리미술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연친화적 세계관이 구현된 공간이다. (사진제공=대원미디어, 지브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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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도쿄(일본)=조민서 기자]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보면 이 노장 감독의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하늘을 나는 고양이 버스와 까맣고 동글동글한 먼지 요정('이웃집 토토로'), 사색과 철학을 즐기는 돼지 비행기 조종사('붉은 돼지'), 얼굴없는 유령 가오나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루 밑에 사는 10cm 소녀('마루 밑 아리에티') 등 무한히 뻗어나가는 그의 상상력은 덩달아 관객들도 하늘을 날고, 춤추고, 웃게 만든다.

일본 도쿄도 미타카시에 있는 '지브리 미술관'은 이런 그의 상상력과 세계관을 마음껏 펼쳐보인 곳이다. 짙고 옅은 초록의 숲으로 둘러쌓여져있는 건물은 흡사 '천공의 성 라퓨타'를 연상시킨다. 아니나다를까. 옥상 정원에는 작품에 등장한 높이 6m의 거신병(巨神兵) 로봇이 우두커니 서있다. 지난 달 25일 미술관을 찾았을 당시 특히나 많은 관광객들이 이 로봇 앞을 떠날 줄을 몰랐다.


지하 1층, 지상 2층 등 총 3층으로 구성된 지브리 미술관(지브리는 이탈리아로 '사막의 바람'이란 뜻)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돋보이는 곳이다. 미술관을 밝히는 창문은 빨갛고 노랗고 파란 색깔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돼있다. 나카시마 기요후미 관장은 "저녁이 되면 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여러가지 색이 마룻바닥을 비춘다. 같은 장소라도 빛의 높이와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루종일 있어도 다른 느낌의 여러 공간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머릿속을 펼쳐놓은 공간...'애니 월드' 지브리미술관을 가다 지브리미술관 옥상 정원에는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한 거신병 로봇이 우뚝 서있다. (사진제공=대원미디어, 지브리미술관)


계단은 또 어떤가. 2층과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은 나선형이다. 구불구불하게 만들어놓은 계단은 아이들이 '이 다음에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하는 기대감으로 발걸음을 떼게 한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극장 '토성좌(土星座)'는 밝고 환하다. 극장안이 너무 어두우면 아이들이 무서워할까봐 천장에는 햇님과 달님의 그림을 그려놓았다. 건물 전체를 '동심 보호구역'으로 설정해놓은 느낌이다.


크지 않은 규모에다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하루 관람객이 2400명일 정도로 지브리 미술관은 도쿄의 명물이 됐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작품 '모노노케 히메'를 준비하던 1997년부터 미술관을 만들 생각을 해오다가 2000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01년에 완성했다. 그러나 기요후미 관장은 "다른 테마파크처럼 캐릭터를 전시하거나 아이들이 놀거나 하는 목적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자연과 일체가 돼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에 빠져들도록 하는 것이 미술관의 목적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머릿속을 펼쳐놓은 공간...'애니 월드' 지브리미술관을 가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작업하던 모습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머릿속을 펼쳐놓은 공간...'애니 월드' 지브리미술관을 가다 (사진제공=대원미디어, 지브리미술관)


건물 1층으로 올라가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이 농축된 '소년의 방'이 등장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작품을 만들 때 갑자기 떠오른 영감에 따라 만들기보다는 오랜 시간 생각하고 고민하는 쪽이다. 스토리가 나오기도 전에 다양한 장면들을 연상해보면서 작품을 구상한다. 빛, 바람, 숲을 좋아하는 그의 성향이 손수 그린 수채화 콘티에서도 나타난다. 몽당연필을 모아놓은 유리병, 꽁초가 가득한 재떨이, 천장에 매달린 모형 비행기, 작품을 그릴 때 틀어놓던 전축, 대학시절 그렸던 유화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소소한 흔적들이 빼곡하게 '소년의 방'을 채운다.


지브리 미술관은 그가 가지고 있는 '소년성'과 '동심'이 현실로 구현된 곳이다. 화려한 3D기술을 과시하는 애니메이션이 범람하는 현실에서도 "나에게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된다"며 미야자키 하야오는 꾸준히 그의 세계관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자연을 숭배하고, 기계문명을 비판하며, 동심을 존중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예찬하는 그의 세계는 여전히 어린 아이처럼 계속 자라고 있다.




도쿄(일본)=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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