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급제동이 걸린 중국 경제에 한가닥 희망이 다가오고 있다. 이달 중순에 집중될 기업들의 실적 발표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기업들이 경제성장 속도 둔화로 예전과 같은 수준의 호실적을 발표할 수는 없겠지만, 실망스럽지 않을 정도로 지속적인 성장세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 경제의 튼튼한 체력에 기대 급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될 2분기 및 상반기 성적표는 성장 둔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이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HSBC는 금융업종 기업들이 긍정적인 순익 증가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적어도 7.4% 이상은 되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비금융업종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할 수 있는 GDP 증가율 마지노선은 8.4%로 제시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7~7.5% 사이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실적 증가세를 잘만 유지하더라도 중국 기업들의 튼튼한 기초체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확실히 증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수도 없이 중국 경제에 대한 실망적인 뉴스를 접한터라 중국 기업들에 대한 실적 기대치를 매우 낮게 가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올해 겨우 10% 순익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이 가져다줄 즐거움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중국 기업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호는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중국 대형 철강사인 안강(鞍鋼)스틸은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궈메이(國美)도 2분기 매출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흑자전환을 점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중국 최대 보험사인 중국생명보험은 올해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넝(華能)전력도 석탄가격 하락에 힘입어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16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드 가우드 에드몬드 드 로스차일드자산운용 매니저는 "세계 경제 회복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중국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호실적이 2분기에 나오지 않는다면 3, 4분기에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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