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판매왕은 GM,상반기 판매왕은 도요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세계 자동차 시장을 놓고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과 일본의 도요타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분기 결과는 GM이 앞섰지만 상반기 전체는 도요타가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연간 승자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도요타는 엔화 약세를 무기로 삼아 연간 1000만 대를 팔겠다고 벼르고 있고 GM은 18개 모델을 신규출시해 글로벌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뒤를 독일의 폴크스바겐이 바싹 뒤쫓고 있다. 삼파전의 끝은 가늠하기 어렵다.
블룸버그통신이 각사의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GM은 2분기(4~6월) 중 전년 동기대비 3.9% 증가한 249만 대의 자동차를 팔아 248만 대를 판 일본의 도요타를 1만 대 차이로 앞섰다. 폴크스바겐은 239만 대를 팔았다. 1만대와 10만 대 차이가 나지만 거의 엇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판매량이다.
6월 말까지 상반기 전체로는 도요타가 앞선다. 도요타는 전년 동기에 비해 1.2% 증가한 491만 대를 팔았지만 GM 판매량은 485만 대로 6만 대의 차이를 보였다.
폴크스바겐은 470만 대를 팔아 도요타나 GM에 비하면 한참 뒤졌다.
도요타는 올해 판매량을 약 1000대로 예상하면서 시장 수위를 지킬 것이라고 지난해 12월부터 큰소리를 쳤고 엔화 약세 덕분에 빈말이 아닌 것으로 결판날 공산이 크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달러표시 일본 수출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엔화는 올들어서 12% 이상 평가절화됐다. 현재 달러당 100엔 수준인데 4분기에는 105엔 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치다. 그만큼 도요타는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도요타가 올해 1000만 대를 파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도요타는 지난해 975만 대를 팔아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GM이라고 그냥 있지는 않다. 엔화 약세는 뒤집어 말하면 달러 강세여서 가만히 있다가는 시장을 내줘야 한다. 소비자들은 가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탓이다.
GM은 소비자들이 도요타로 갈아타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모델이나 기존 모델을 약간 손질한 모델을 올해 총 18개나 출시해 도요타의 가격경쟁력의 예봉을 꺾겠다는 속내다.여기에는 코벳,실버라도,임팔라 등 디자인을 새로 한 모델이 포함돼 있다.다.
미국에서는 픽업과 캐딜럭 수요가 많아 힘이 난다. 뷰익 수요가 있는 중국 시장은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GM은 중국내 최대 자동차 업체다. 일본과 중국은 남중국해의 중국명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섬을 놓고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 때문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변모한 중국의소비자들은 일본차에 등을 돌리고 있다. 2분기중 도요타의 대 중국 자동차 판매가 고작 0.6% 증가한 반면, GM은 12%, 폴크스바겐은 16%나 늘었다.
엔화 약세로 동남아 등지에서 타격을 입은 GM을 중국이 도와주는 형국이다. 도요타가 2008년 77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온 GM의 권좌를 점령했는데 GM이 다시 탈환할지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요타가 올해 중국 시장에서 최소 90만 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GM의 걱정이라면 걱정이다.
5년째 경기침체가 지속돼 자동차 시장이 거의 죽어버린 유럽 시장에서 도요타의 판매량은 21만5734대, 시장점유율 4.5%로 거의 변함이 없다.
GM과 도요타가 불꽃을 튀기고 있는 가운데 폴크스바겐이 가세한 세계 자동차 시장 전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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