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 디트로이트시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방자치단체 파산을 선언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클랜드,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이 디트로이트 다음 타자가 될 수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클랜드는 서부의 디트로이트라고 WSJ은 평했다. 오클랜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도시다. 지난해 오클랜드시의 살인과 절도 건수는 25% 가까이 급증했는데 오클랜드시는 연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100명 이상의 경찰 인력을 줄였다. 연금 때문에 치안을 포기한 셈이다. 긴축만으로는 재원이 부족해 오클랜드시는 연금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2억1000만달러를 차입했다.
필라델피아와 시카고도 퇴직연금 고갈 위기에 처한 도시들이다.
필라델피아는 최근 수 년간 예산의 20%를 부족한 연금 재원을 메우는데 쓰고 있다. 1999년 필라델피아시는 재정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펀드 투자 결정, 채권 발행으로 13억달러를 조달했다. 하지만 펀드 투자 수익률이 채권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율보다 낮아 되레 시 재정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필라델피아는 최근 소비세, 재산세, 법인세를 모두 올렸다. 특히 2009년 필라델피아는 소비세율을 1%포인트 높여 펜실베이니아주가 정한 상한인 8%로 상향조정했는데 당초 목표는 교육 재원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필라델피아시 의회는 소비세 인상으로 확보된 세수의 용도를 연금 재원 마련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시카고 교육청은 지난주 공공 학교 교사와 교직원 2100명을 추가로 해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카고 시는 지난달에도 공립학교 교직원 800여명을 감원했다.
시카고 교육청은 "교직원 대량 해고 조치는 10억달러에 이르는 예산 적자 때문"이라며 "주정부의 연금개혁 지연으로 은퇴교사 연금이 올해 4억달러나 늘게 된 것이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램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연금 문제가 이제는 학교 시설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지난주 연금 비용 급증을 이유로 시카고시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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