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
당분간 협력관계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음원시장 최대 강자인 로엔의 주인이 SK플래닛에서 외국계 사모펀드로 바뀌면서 음원시장이 재편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나 특수관계가 해소되더라도 서로의 필요에 의해 당분간 협력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SK플래닛은 로엔의 지분 52.56%를 2659억원에 외국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의 계열사, 스타인베스트홀딩스리미티드(SIH)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번 결정으로 SK플래닛은 로엔 보유지분이 기존 67.56%에서 15%로 줄어들게 되며 로엔은 SK계열사에서 제외된다.
SK플래닛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100% 자회사만 보유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이번 매각 결정을 내리게 됐다. SK의 손자회사인 SK플래닛은 오는 9월까지 로엔 지분을 100% 보유할지, 매각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했고 결국 매각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로엔은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지난 19일 전장 대비 850원(5.80%) 하락한 1만3800원에 마감했다. SK플래닛의 지분을 100% 보유한 SK텔레콤 역시 3500원(1.56%) 떨어진 22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일단 시장에선 두 회사의 결별을 악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SK플래닛과 로엔의 별거가 한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정거래법상 제재시한이 다가오자 일단 지분을 외국계 펀드에 매각한 이후 다시 여유를 두고 바이백(buyback)할 가능성도 점치는 분위기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휴대폰에 멜론 애플리케이션을 기본 탑재하고 음원 이용가격을 30% 할인해 주는 등 각종 혜택을 통해 멜론을 키워 왔다”며 “당장 시한이 다가와 매각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SK플래닛이 로엔의 손을 쉽게 놓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모바일 유저에게 음원은 가장 중요한 서비스이고 로엔에도 SK텔레콤은 최대 고객이기 때문에 협력관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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