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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의 뚝심인사… '흔들리는 KB 바로세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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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계열사 대표 물갈이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18일 늦은 오후. 신임 KB국민은행장에 이건호(54) 현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직은 들끓었다. 인사를 앞두고 이 부행장이 급부상하긴 했지만 이런 결과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관치 논란에 노조의 반대, 그간의 영업실적 등을 고려하면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이 낙점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임영록 회장의 선택은 달랐다. KB금융지주는 이날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이 행장 내정자를 선택했다. 대추위는 임 회장과 사외이사인 이경재 전 기업은행장,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이사 세 사람으로 구성됐다. 주주총회의 선임 절차가 남아있지만, 계열사 대주주가 KB금융지주라는 걸 고려하면 사실상 인사는 마무리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 행장 내정자와 마지막까지 자웅을 겨룬 건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과 김옥찬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이었다. 임영록 회장은 심사 과정에서 각 후보별 인터뷰를 마친 뒤 이 행장 내정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임영록의 뚝심인사… '흔들리는 KB 바로세울까' 이건호 KB국민은행 행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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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장 내정자는 은행의 주업무와는 거리가 있는 리스크 관리 전문가다. 1959년생으로 고려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으로 조흥은행 부행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을 지낸 뒤 2011년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발을 들였다.


'기본'과 '군살빼기'를 강조한 취임사가 말해주듯 전임 어윤대 회장이 일을 벌이는 스타일이었다면, 임 회장은 내실을 다지는 쪽이다.


임 회장은 이런 경영 철학에 이 행장 내정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외부 출신 인사여서 이른바 라인도 파벌도 없다는 게 심사 과정에서 가점을 받은 요인이 됐다는 후문도 들린다.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으로 갈린 조직을 업무 능력만으로 평가해 이끌어가겠다는 소신이다. 금융당국과 KB금융지주 안팎에선 "임 회장이 공격적인 최기의 국민카드 사장의 업무 스타일을 다소 부담스러워한 듯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임 회장은 이날 국민은행을 비롯해 7개 계열사 대표를 갈아 치웠다. KB국민카드 사장에는 심재오(55) 국민은행 고객만족그룹 부행장, KB투자증권 사장엔 정회동(57) 아이엠투자증권 대표, KB생명 사장엔 김진홍(55) 전 국민은행 본부장, KB자산운용 사장엔 이희권(57) KB자산운용 부사장, KB부동산신탁 사장엔 박인병(58) KB신용정보 사장, KB신용정보 사장엔 장유환(59) 전 서울신용평가정보 사장이 내정됐다.


신임 대표들의 임기는 다가올 주총에서 결정된다. 종전 국민은행장의 임기는 3년, 다른 계열사 대표의 임기는 1년이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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