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러시아)=이윤재 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역(逆)스필오버(Reverse Spillover)'의 부작용에 대해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G20재무장관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모스크바 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양적완화(QE)가 지속될 지, 아니면 출구전략이 시행될 지 여부는 어느 나라나 주시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며, G20재무장관들이 만나는 목적도 그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총리의 이같은 언급은 미국이 섣불리 출구전략을 단행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언급하겠다는 것으로, 최근 국내에서 현 부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스필오버란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풀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브라질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돈이 흘러들어와 주식값을 올리고 채권 금리는 낮추는 현상을 말한다. 역 스필오버란 이것의 반대 흐름을 얘기한다. 즉 미국의 출구전략이 미국에 부메랑으로 작용해 오히려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 부총리는 이어 "그런 정신이 코뮤니케(공동선언문)에 반영이 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생각이 G20이 생각하는 것이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가령 조세피난처는 각국이 서로 정보를 줘야 진행 할 수 있는 것인 만큼 G20을 통해 세계 각국이 뜻을 모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이밖에도 G20 국가들이 국제 조세 기준을 통일하는 등의 정책 공조 방안을 제시했다. 현 부총리는 "세금을 매길 때 기준 가격을 산정하고, 과세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으면 손해를 보는 나라가 생기고, (납세자는) 조세를 회피하는 쪽으로 가게 된다"면서 "조세협약을 맺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G20 이외의 나라들과 조세협약 등을 확대하는 것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G20이 세금문제나 양적완화 등 경제에 관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G20이 글로벌 경제에 관한 최고의 포럼으로 존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출구전략을 바라보는 각국의 시선이 다르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G20이 소통을 하는 장(場)"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G20이 코뮤니케를 내놓아도 개별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펼치면 어쩔수 없지만 어쨌든 압박을 주는 것"이라며 "코뮤니케에 들어가는 단어 하나를 두고도 싸우는데, 코뮤니케로 인해 구속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라면서 소통을 통해 같은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설명했다.
G20재무장관회의를 전후해 진행되는 세계 각국 재무장관과의 양자면담을 통한 성과에 대한 기대도 내비췄다. 현 부총리는 중국과 러시아, 미국, 독일 등의 재무장관들과 각각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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