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CJ그룹은 18일 이재현 회장의 구속기소 결과에 내부 동요없이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이 회장이 구속수감 될 때부터 이미 구속기소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던 터라 이번 검찰 발표를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검찰은 이 회장이 CJ그룹 임직원과 짜고 수천억원대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관리하는 과정에서 2078억원 가량을 탈세·횡령한 혐의로 이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546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936억원 상당의 국내외 법인 자산을 빼돌린 혐의다. 또한 개인 부동산을 구입하며 해외법인에 56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CJ그룹은 회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큰 혼선없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향후 재판에도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장 구속으로 인한 경영공백은 최소화하겠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해외사업 등은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지난 2일 이 회장의 경영공백을 줄이고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5인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손경식 회장을 필두로 이미경 CJ E&M 부회장과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이관훈 CJ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으로 구성된 이들 경영위원회를 통해 향후 CJ그룹의 주요 사업 등이 결정된다.
그러나 이 회장의 구속기소로 CJ의 해외사업 추진에는 다소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CJ제일제당이 라이신 분야에서 진행 중이던 중국 업체와의 인수 협상이 중단됐고 중국과 베트남에서 추진하던 사료사업도 지연됐다. 대한통운도 글로벌 물류업체를 사들이는 방안을 타진 중이었지만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CJ프레시웨이의 미국과 베트남 현지 유통망 인수도 보류됐다.
CJ계열사 중 해외사업에 가장 주력을 뒀던 CJ푸드빌은 아직까지 해외사업이 취소된 사례는 없지만 해외 파트너사에서 관련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일부 계약을 앞두고 있는 사업들의 경우 파트너사에서 계속 진행해되 되겠냐는 식으로 문의가 온다"며 "그러나 이 회장이 워낙 글로벌사업 의지가 확고했었고 그룹 내 직원들도 이러한 방향성에 공감, 해외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일부 어려움은 있으나 진행 중인 해외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회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동요없이 회사를 잘 이끌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한만큼 내부에서는 이번 계기를 통해 CJ가 더욱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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