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르노삼성이 SM3 전기차의 가격을 25% 인하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전기차 가격인하 바람도 거세게 불고 있다. 당장 전기차를 판매서 거둬들이는 수익보다 보급을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빅3 자동차 메이커인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가격을 나란히 가격을 인하했다. 포드는 전기차 포커스의 가격을 3만9000달러 수준에서 3만5000달러로 4000달러 인하했다. 정부 보조금을 감안하면 2만달러 중후반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GM은 대표 전기차 볼트의 가격을 4만달러에서 3만6000달러로 10% 내렸다.
일본 브랜드 중 전기차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닛산은 전기차 리프의 가격을 3만6000달러에서 2만9000달러 수준으로 20% 낮췄다. SM3 전기차의 가격을 전격 인하한 것과 무관치 않않아 보인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미국과 한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동시에 전기차의 가격를 내린 셈이다.
현대차와 한국GM도 전기차 가격인하에 동참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미 출시해 공공시설에 보급한 레이EV의 가격을 현재 4500만원에서 3500만원을 1000만원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기아차 쏘울EV의 가격도 3000만원대 중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오는 9~10월 모습을 드러낸 한국GM 스파크EV는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몸집이 작은 만큼 가장 저렴한 가격대에 판매될 예정이다.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우선 보급이 늘어야 인프라에 대한 요구수위도 높아진다”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동반 가격인하에 나선 것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보급을 우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 제도와 관련한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는 전기차 구입시 15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방자치단체와 보조금 지원 대상과 규모를 두고 갈등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들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르노삼성 등 친환경차 마케팅담당 관계자는 “일관된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전기차 보급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자동차 메이커는 보급에, 정부는 보조금 정책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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