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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부엌 아궁이를 통해 찾아왔었다.
달포 동안 야속하게만치 지겹도록 내렸었지.
엄마는 보릿대에 불 지피시다 애태우시며 연기만 삼키셨다.
구멍 난 비닐우산, 검정 고무신 한 켤레만으로도 행복했었던 비의 계절,
학교까지 마중 나오셨던 엄마는
오늘은 아들이 서울 다녀오는 길에도 마중 안 나오신다.
저기가 구례이고 그 너머가 순천이구나!
지리산은 비닐우산 쓰고 섬진강은 검정 고무신 신고 첨벙첨벙 쏴쏴….
날 마중 나온다.
장맛비 내리는 날에는 빗물 고인 아궁이에서
보릿대 타는 연기 냄새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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